탈원전 숨 고르기?...원안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늘린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0.01.13 0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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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10일 정기회의서 "포화임박한 월성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 7기 증설"

원전업계 "임시저장시설·영구처분장 논의 탄력 기대"

▲월성원전.


지난해 말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확정하는 등 탈(脫)원전을 강행하던 정부가 원자력계의 숨통을 트여줬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정기회의를 열고 월성 원자력발전소 2∼4호기 부지 안에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맥스터) 7기 추가 건설을 결정했다.

이로써 월성원전은 사용후핵연료 16만8000 다발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통상적으로 건설에 19개월, 인허가에 3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즉시 공사에 착수한다면 내년에는 맥스터 7기가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수원이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해 온 맥스터가 2021년 11월 포화가 되면 월성 2∼4호기가 모두 정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이번 결정으로 이런 사태는 막을 수 있게 됐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맥스터 증설이 안 되면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해도 저장할 수가 없어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원전 3기가 가동 중단되면 전력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월성 원전 부지에는 총 33만 다발의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수 있는 건식저장시설이 구축돼 있다. 건식저장시설은 공기로 사용후핵연료의 열을 식히는 공간이다.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는 우선 습식저장시설에서 물로 열을 식히게 된다. 3~5년 뒤 어느 정도 열이 식으면 콘크리트로 만든 건식저장시설로 옮겨진다. 월성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은 지름 3m, 높이 6.5m의 원통 형태의 ‘캐니스터’와 길이 21.9m, 폭 12.9m, 높이 7.6m의 직육면체 모양 ‘맥스터’ 두 가지다. 맥스터는 캐니스터 보다 연료를 촘촘하게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월성 부지 내 캐니스터는 한 기에 540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반면, 맥스터 한 기에는 2만4천다발이 들어간다.

월성 원전에는 1991년부터 2006년까지 캐니스터가 300기 들어섰고 2007년부터 2009년부터 맥스터가 7기 건설됐다. 캐니스터 300기에는 현재 사용후핵연료 16만2000만 다발이 차 포화상태고, 맥스터 7기에는 지난해 9월 기준 15만6480만 다발이 저장돼 저장률이 93.1%를 기록했다.

원전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월성 원전 외에 다른 원전에도 건식저장시설 구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캐니스터와 맥스터는 원전 부지 안에 사용후핵연료를 임시로 보관하는 시설이다. 임시 보관 시설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옮겨,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최종 처분장이 필요한데, 아직 이런 처분장은 국내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선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2018년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주관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꾸렸으나 구성원 간 갈등을 겪으며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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