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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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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호] 산업별 기상도 ICT·기계·조선업 ‘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2.31 10:13

건설·석유·철강은 ‘흐림’…자동차는 ‘반반’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철강·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2020년에도 힘겨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주요 연구단체의 2020년 산업별 경기전망을 종합한 결과, 올해와 같이 대체적으로 흐린 날씨가 지속됐다.

다만 5세대(5G) 보급과 클라우드 서버 교체, 경쟁력 강화 등 3박자 회복 리듬을 타게 될 정보통신기술(ICT)과 기저효과에 따른 기계, IMO(국제해사기구)2020 환경규제에 편승한 조선 산업 등은 맑은 날씨로 개선될 기미가 점쳐졌다. 자동차는 전반적으로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친환경차 공급과 자율주행 기술 확대에 희망을 걸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2020년 한국 주요 산업전망.(제공=현대경제연구원)

◇ 회복(갬)

△ ICT(정보통신기술)- ICT 생산은 2019년 전년대비 12.0% 감소에서 2020년 2.0%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ICT 산업 경기 반등의 근거는 기저효과,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5세대 이동통신(5G) 본격 도입 등이다.

품목별로 반도체가 낸드플래시 중심으로 가격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5G·클라우드 컴퓨팅·사물인터넷(IoT) 투자 증대에 힘입어 수요가 회복하고, 시스템 반도체의 성장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은 중저가 제품 확대, 폴더블·프리미엄폰 카메라 경쟁 등의 요인으로 시장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패널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 확대로 회복이 예상된다.

△ 기계- 기계산업은 수주가 2019년 6.5% 감소했지만, 2020년에는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방 산업인 ICT 산업의 회복과 설비투자 플러스 전환,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다. 반도체 경기회복 등으로 일반기계 수출은 2020년 소폭 증가할 전망이며 설비투자 회복으로 수입 증가율도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 조선- 신규수주량 기준으로 올해 50.4% 감소를 기록한 조선업은 내년 37.5% 증가로 반등할 전망이다. IMO2020 환경규제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보유한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수주 등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세계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디고 글로벌 교역 불안 요인이 상존해 개선 수준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 침체&회복(흐렸다 갬)

△ 자동차- 자동차는 생산 기준으로 2019년 1.7% 감소한 데 이어 2020년에도 2.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제한된 세계 경기 회복,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수출 수요가 줄어들고 부진한 민간 소비로 내수 수요 역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신차효과와 더불어 원화 약세, 친환경차 수요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둔화 폭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침체(흐림)

△ 건설- 건설수주액 기준으로 전년대비 2019년 6% 줄어든 건설업은 2020년에도 전년대비 2% 감소하면서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확대 등으로 공공·토목 수주는 증가하겠지만, 민간·건축 수주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 석유화학 - 전년대비 2019년 생산량이 3% 감소했던 석유화학은 2020년에도 전년보다 생산량이 2% 감소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과잉, 중국 성장 둔화, 내수 부진 등이 주요 요인이다. 석유화학의 대표제품인 에틸렌 업황은 대형설비 완공시기와 수요 사이에 불균형이 계속되며 2022년까지 하락 국면이 예상됐다. 석유화학 제품 최대 수요처인 중국 경기 회복 부진도 악재다.

△ 철강- 2019년 총수요 기준으로 -0.5%를 기록한 철강은 2020년에도 -1.1%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건설·자동차 등 주요 전방산업의 수요 반등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중국 등 수입산의 국내 시장 교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조강생산량 확대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세계 조강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은 원재료 가격을 올리고 철강 가격 인상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고 국내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신중한 경제 정책이 요구된다"면서 "민간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 환경 개선에도 정책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건설투자 위축을 완화하기 위해 SOC 조기착공과 공공주택 발주를 확대하는 동시에 시장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기존 민간 주택 안정화 정책 기조는 유지해야 한다"면서 "수출 경기 회복과 통상마찰 방지에 주력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중장기 산업전략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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