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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를 보류하고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는 내용의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하면서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말 국내 증시의 큰 고비로 꼽혔던 주요 이벤트들이 무사히 마무리되면서 내년도 반도체 업황 회복 등 국내 상장사들의 펀더멘털 개선 여부에 더욱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전날 합의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양국아 합의안을 내놓은 것은 작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분쟁을 시작한 지 약 17개월 만이다.
합의문은 서언,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식품 및 농산품, 금융 서비스, 환율 및 투명성, 무역 확대, 쌍방의 (합의 이행) 평가 및 분쟁 해결, 마무리 등 9개의 장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약 12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절반인 7.5%로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다른 2500억달러 규모 상품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모두를 위한 멋진(amazing) 합의"라면서 "우리는 2020년 선거(미 대선)를 기다리기보다 즉각 2단계 무역합의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간 2차 협상은 1차 협상보다 더욱 길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양국 사이에 근본적인 갈등이 남아있는데다 현재 탄핵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점도 변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 무역협상은 단어 뜻 그대로 스몰딜, 대선을 위한 휴전의 성격이 강하다"며 "2차 협상은 중국의 기술 탈취 금지, 금융시장 개방 등 핵심 쟁점들이 테이블에 오르면서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1차 무역협상은 그간 무역분쟁에 피해가 컸던 국가의 밸류에이션 정상화, 불확실성 잠정 해소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하는 등 국내 증시를 둘러싼 큰 이벤트들이 무사히 넘어간 점은 긍정적이다. 이에 외국인은 이달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1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7일 이후 이달 6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이 전날에 이어 단 2거래일 만에 약 1조725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연말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단계 무역합의 소식을 계기로 위험자산의 매력도가 재부각되면서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시적으로 차익 실현 매물은 나올 수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D램 등 반도체 업황 회복 등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촉각을 곤두세우며 코스피를 우호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2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13일 코스피는 2170.25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올해 5월 7일(2176.99)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