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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전 주한미국대사가 13일 강원 원주시 대한석탄공사 본사에서 개최된 ‘대한석탄공사 창사 69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최윤지 기자] "우리는 한반도에서 이뤄질 변화에 대비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석탄 등 자원과 관련된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력에 대비해야 한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전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13일 강원 원주시 대한석탄공사 본사에서 개최된 ‘대한석탄공사 창사 69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서민에너지에서 평화에너지로’라는 주제로 한반도의 평화·번영과 에너지 협력을 위한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에 초청된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에너지 협력방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각 분야에 대해 경험과 지식이 있는 지한파적 입장에서 전문가적 견해를 발표했다. 그는 "북한은 한반도 상황에서 미국이 더는 개입하지 않는 상황을 원한다"며 "한국은 어떻게 남북협상을 해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한다"며 "6자회담을 다시 개최하기를 원하며, 북한이 다시 핵확산금지조약(NPT)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견해를 밝혔다.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북한 방문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에는 민둥산이 많다"며 "이러한 상황을 볼 때 북한에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는 많은 석탄자원이 있지만, 기술이 없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이 어렵다"며 "남북은 대화를 통해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석탄공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석탄공사는 수십 년간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어온 원동력이 돼왔다"고 말하며 "과거 석탄이 없었다면 한국은 오늘과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래에도 석탄은 과거처럼 기술적 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며 "석탄공사는 석탄의 안전과 기술에 관한 새로운 의무를 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는 신재면 석탄공사 기획조정실장이 ‘한반도 평화 번영과정에서 남북 경제협력의 의의 : 대한석탄공사 역할을 중심으로’라는 내용으로 발표했다. 신 실장은 "남북 석탄산업 협력 시 석탄공사의 석탄 생산 현대화 기술로 북한을 지원해 북한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석탄 증산을 통해 전력문제, 산림문제, 난방 등 북한의 현안 해결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 이후 송영훈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 원장을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김재은 산업통상자원부 석탄광물산업과 과장 등 패널들이 2020년 창사 70주년을 맞는 석탄공사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석탄공사의 새로운 역할 정립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유정배 석탄공사 사장은 "석탄공사는 과거 70년간 서민에너지 공급이라는 공적 기능을 충실히 해온 공기업이었다"며 "앞으로는 남북한 평화에너지를 캐내는 역할 전환을 통해 남북 경협이 성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촉진하는 등 새로운 70년을 위한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