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각] 분양가상한제 핀셋지정이 과연 답일까

송경남 기자 songkn@ekn.kr 2019.11.14 16: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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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이사



허준열
허준열 투자코리아 대표이사


4년 만에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가 부활했다. 적용지역으로는 서울 강남 4구와 마포, 용산, 성동, 영등포 등 27개동이다. 이번 분양가상한제는 과거처럼 전국 단위의 전면 시행이 아닌 과열우려지역에서만 ‘동’ 단위로 ‘핀셋 지정’ 한다는 점이 다르다.

필자는 이번 부동산 대책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분양가상한제는 과거 정부에서 실패한 정책이다. 또 근본적인 투기세력을 저지하여 집값 안정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동원력이 있는 무주택자에게 오히려 더 많은 혜택과 시세차익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로 자금능력이 있는 무주택자만 일명 인(in)서울 또는 핫한 지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자금 동원력이 되지 않는 일반서민은 인서울로 들어가지 못 하도록 차단시키고 있다. 이러한 담보대출 규제 때문에 강남 3구와 마·용·성은 더욱 넘사벽이 되어 버렸다.

낮은 금리로 인해,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현상은 어제와 오늘 일은 아니다. 상가나 수익성 부동산은 내수시장이 악화로 인해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과 일부 지방 광역시 아파트를 제외하고 미분양 아파트가 계속 늘고 있다. 이러한 유동자금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고, 덩달아 너도나도 서울 아파트는 가장 안전한 재테크수단이라는 인식이 이제는 사실로 되어 버렸다.

그런데, 정부는 이제 와서 분양가상한제로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 시킨다고 하니 한심함을 넘어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정부는 아직도 부동산 가격 상승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들대다수가 공급부족을 우려하는데, 우리는 주택공급이 부족하지 않다. 그들 말대로 3·4기 신도시가 조성되더라도 주택은 계속 부족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 그럴까?

원인은 다주택자들 때문이다. 이 부분은 필자가 꼭 강조하고 싶은 대목이다. 새로운 주택들이 공급된다하더라도 비싼 가격 때문에 서민들은 어차피 사지 못할 것이고, 그 몫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대부분 다주택자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십 년이 넘은 2007년에 이미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어섰지만, 2019년 현재까지 집 없는 서민은 과반수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다주택자가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서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2007년 기준으로 상위 1% 한 사람당 주택수는 3채였으나 2017년에는 6.5채(14만명)로 배 이상이 늘었다. 또 2007년 기준으로 상위 10% 한 사람당 주택수는 2.3채였으나 2017년에는 3.2채(138만6천명)로 1채가 늘었다.

이러한 수치만 보더라도, 정부는 다주택가 보유한 주택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핀셋 지정’을 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면 정부는 국민의 세금으로 천문학적인 토지 매입비용을 아낄 수 있고, 500만 채 주택이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와 정부와 서민이 원하는 주택가격 안정화와 투기 세력 근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과거에 실패한 분양가상한제에 핀셋이란 단어만 넣고 대책이라고 내 놓았으니, 필자가 낸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처음부터 집값 내릴 의도는 없었고, 단지 국민에게 보여주기 식 쇼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마저 드는 것은 왜 그럴까?

그도 그럴 것이, 현 정부에서 정책결정을 하는 고위공직자 48%가 다주택자다. 2명 중 한명이 다주택자란 얘기다. 우리는 지금까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고위공직자 46%가 강남3구 주택을 보유한 사실이다. 그래서 강남3구 주택을 넘사벽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과거의 임시방편적 대책으로 시간만 끌다가 외부요인 즉 외환 위기나 국제경제 악화로 인한 집 값 하락을 기대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민들을 위한 근본적인 부동산 대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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