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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기고] 식품사고 관련 정확한 업체명 표기가 필요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0.21 10:20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소장·3R랩스 대표


‘돼지갈비가 아니었어… 무한리필 돼지갈비체인 값싼 목살 섞어 팔다 적발’, ‘값싼 목전지 섞은 돼지갈비 무한리필 프렌차이즈 등 적발’의 제목으로 며칠 전 돼지고기 무한리필 매장의 불법행위 적발관련 기사가 나왔다. 기사 본문에서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14일 돼지갈비에 목전지를 섞어 판매하거나 원산지를 속이고 유통기한을 넘기는 등 관련 법을 위반한 돼지갈비 무한리필 업소 16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업체 중 A는 섞어서, B는 칠레산을 국내산으로, C는 유통기한을 넘기고위생 불량으로 적발되었다. 120 여개 업체를 점검해서 그중 16개 업체가 적발되었다.

해당 기사의 댓글에는 ‘원래 돼지갈비에 목전지 섞어서 파는 거 다 아는 거 아니였냐’, ‘애초에 그 가격에 무한리필이 말이 안되는 거 알면서 간 거 아니냐’ 라는 글과 함께 어느 업체인지 추측하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또 반대로 언급된 그 업체는 안에 들어가면 목전지가 섞여 있다, 아예 고를 수 있다는 내용이 크게 써 있다는 댓글도 있었다. 그 댓글들 속에서 누군가는 그러려니 하고, 누군가는 속았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댓글에 언급된 해당 프랜차이즈가 기사속에 적발된 업체일 수도 있고 아닐 수 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제목에 있다. 무한리필 돼지갈비 프렌차이즈가 적발되었다는 제목. 그러나 막상 본문을 보면 어느 업체인지는 나와있지도 않고 무엇보다 120 여개 업체를 점검했는데 그 중에 적발된 업체는 16개라는 점이다. 기사 내용에 어느 업체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소비자들은 그저 모든 돼지갈비 매장, 돼지갈비 무한리필 매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적발된 업체는 13% 이지만, 정상적으로 운영해왔던 나머지 87%의 매장들이 피해를 받게 되는 상황이다.

매번 먹거리와 관련한 문제가 나올 때 마다, 정작 문제를 일으킨 업체보다 정상적으로 상식적으로 운영해오던 매장들이 큰 타격을 입는다. 업체 실명을 거론해도 그 식품군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판에 어떤 업체에, 어느 매장에 문제가 있었는지 말하지 않아서 모든 곳을 의심하게 만들고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대부분의 음식점은 필연적으로 대체재가 존재한다. 돼지갈비가 문제가 된다면 삼겹살이나, 소갈비, 보쌈, 족발 등을 먹으러 가면 된다. 더 심하면 외식 자체를 자제하면 된다. 먹거리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니까.

지난 2004년 쓰레기만두 파동을 기억하시는가? 소위 불량 만두소로 만두를 만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비위생적인 만두소 제조과정을 담은 영상과 쓰레기만두 라는 자극적인 말로 국가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일이 있었다. 일부 제조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업체도 있었지만, 이후 만두소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있었다. 그러나 그 사실은 누가 보도하지도,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아주 일부의 언론만이 사과문과 정정보도를 했을 뿐, 소비자의 마음은 떠난 지 오래였다.

잘못을 저지른 자가 그 책임을 지고, 피해를 받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저 같은 음식을 팔았다는 것만으로 도매급으로 넘어가서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수사가 더 진행됨에 따라 업체명을 이후에 공개하거나, 혹은 식약처 어느 게시물 구석에 적발된 업체명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사에는 돼지갈비 자체에 문제를 지적했고, 소비자들은 이미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됐다.

최초 보도 이후에 후속보도를 한다고 해도 처음처럼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미 머리속에 마음속에 돼지갈비는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그 뒤에는 어떤 내용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불량업체를 적발하고,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좋은 일이다. 다만, 적어도 어디가 문제인지를 정확히 말을 해줘야 정상적으로 일하는 양심적인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문제가 있을 때는 충분히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에 업체명, 매장명을 적시하는 보도가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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