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 국내 촬영비 대주고 '뺨맞는 대한민국'

이석희 기자 hee@ekn.kr 2019.10.21 09: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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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9년간 140억원 지원...파티걸이 한복입고, 한국인 연쇄 살인범 등장에도 '퍼주기'

[에너지경제신문 이석희 기자] ‘어벤져스 2 26억7000만원, 옥자 20억원, 나쁜놈은 죽는다 11억5000만원….’

지난 9년간 우리나라가 해외 영상물 제작에 각 작품별로 지원한 금액이다. 국회 더불어 민주당 김영주 의원에 따르면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9년간 이렇게 해외 영상물 제작에 들어간 돈은 21편에 총 140억 원이다. 편당 약 7억원 가량이 지원된 것이다.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 홍보와 관광산업발전을 위해 국내에서 촬영한 해외영상물의 촬영비 중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지원 사업은 관광유발, 국가이미지 개선, 고용창출 등 제반 경제효과 제고를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사업을 하지만 국내 관광산업발전이 주된 목적이므로, 사업예산은 영화발전기금이 아닌 관광진흥개발기금에서 조성되고 있다.

그동안 영화진흥공사가 지원한 작품들 중 국내에서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어벤져서와 옥자 그리고 블랙펜서(11억5000만원)정도이다. 나머지는 미국 드라마인 센스에이트 1(약 8억8000만원) 센스에이트 2(약15억5000만원) 중국작품 아빠의 휴가(약 7억5000만원) 일본 작품 백자의 사람(약 3억 5000만원)등 생소한 작품들이 많다.

이렇게 국내 촬영을 위해 제작비까지 지원했지만 한국관광홍보가 아니라 오리혀 국가이미지를 저하시키는 내영이 포함돼 있는 작품들도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관광객 유치 효과도 검증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컷’(약 3000만원)이라는 일본 영화에서는 한국인 연쇄살인범이 한국을 방문한 신혼부부를 강간하고 잔인하게 살인하는 내용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영화 배경 또한 한폐건물이나 노후된 빌라들로 구성돼 있었다.

또한 6000만원이 지원된 일본영화 ‘올림픽의 몸값’은 경남 합천 세트장에서 촬영했지만, 실제 영화에서는 합천 세트장 배경을 모두 일본 시내 배경으로 처리했다.

그밖에 한국인 배우가 출연해 큰 화제가 됐던, 미국드라마 ‘센스에이트’ 시즌2에서는 배우들에게 짧은 한복을 입히고 파티도우미로 등장시켜 한복에 대한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는 장면들이 담겨져 있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외국영상물 지원에 대한 심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외국제작사에서 제출한 사전촬영계획서를 검토한 후 사전평가보고서를 작성한다. 그 후 영상물 촬영이 끝나면 촬영한 영상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부분적인 가편집본으로 최종평가를 마치고 지원액을 결정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완전히 편집된 해외영화 촬영본을 받아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 홍보 및 관광유치에 대한 적절한 사후평가 제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완벽하게 편집된 영상물까지 확인하고 촬영비를 지원하려면 당초 받은 예산들은 불용처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관광객 유치효과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진위는 "해외영상물을 통한 국내관광산업발전 효과 측정은 어렵다"며 "애초에 해외영화제작사에서는 관광효과와 관련된 계획서 자체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영주 의원은 "해외영화제작사에 14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지원했지만, 국가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는 영화에도 지원됐다는 점, 또한 지원된 해외영상물을 통한 관광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국내 관광산업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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