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특사경 1호 증권사'로 이미지 타격...컴플라이언스 소홀했나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19.09.20 07: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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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권사 차명계좌·의심거래 사전차단 프로그램 가동 중

개인일탈 문제 사전 차단, 청렴·윤리의식 제고 취지

애널리스트 리포트 신뢰도 훼손...당국 감시 강화될듯

▲하나금융투자.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불공정거래 혐의로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으로부터 수사를 받으면서 향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차명계좌 등 불공정 의심거래를 사전에 포착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은 하나금융투자의 컴플라이언스에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전일 특사경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를 대상으로 고강도의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단순 ‘개인 일탈’의 문제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색영장을 발부한 것은 차명계좌로 선행매매 혐의가 포착된 애널리스트 1명이지만, 임의제출 등을 통해 리서치센터 10여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사무실 PC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 만큼 개인 일탈이 아닌 하나금융투자 조직적인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선행매매란 사전에 입수한 주식 정보로 정상 거래 이전에 미리 주식을 거래해 차익을 남기는 행위를 의미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는 회사 자체적으로 직원들 PC에서 메신저 내용을 감시, 감독하고 접속 기록도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특사경이 10여명의 휴대폰과 PC까지 확보한 것은 선행매매와 관련해 리서치센터 직원들이 집단적으로 모의를 했거나 회사가 이를 묵인, 방조했을 가능성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국내외 증권가 ‘차명계좌 거래 차단’ 총력전...특사경 조사 이례적

▲서울 여의도 증권가.


특히 국내외 증권사들은 직원들의 차명계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특사경이 하나금융투자의 선행매매 혐의를 포착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주기적으로 회사에 본인 계좌는 물론 가족 명의의 계좌도 자체적으로 보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에 차명계좌를 포착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개인 일탈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본인 계좌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 계좌까지 의무적으로 제출하라고 강요하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권고를 하는 것은 개인 일탈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청렴과 윤리의식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러한 프로그램만으로 차명계좌나 개인 일탈 등을 완벽하게 잡아내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증권사 직원들, 특히 애널리스트의 경우 그들의 행위나 리포트가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미공개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회사 역시 항상 경각심을 갖고 주의 감시 의무를 성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또 다른 증권사는 "차명계좌 프로그램으로 여러 의심 거래들을 포착하고 있지만, 회사 계좌가 아닌 만큼 이를 정확하게 보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그런 한계를 감안하면서까지 회사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불미스러운 일들을 방지하자는 취지다"고 강조했다.


◇ 당국, 내부통제 점검 강화될듯...하나금투 리포트 신뢰도도 ‘휘청’


하나금융투자의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당국으로부터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교육과 내부 통제 점검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나금융투자 직원에 대한 혐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특사경이 압수수색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회사 브랜드 이미지는 물론 전체 애널리스트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는 만큼 당국이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내 컴플라이언스 관계자는 "당국은 이번 혐의를 계기로 어떻게 한 애널리스트가 사전매매를 할 수 있었는지, 증권사 내부통제나 컴플라이언스가 소홀했던 건 아닌지, 회사에 도의적인 책임은 없는지, 다른 증권사도 유사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다방면으로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가 개인의 일탈에 그치지 않았듯이 하나금투의 이번 조사 역시 개인의 일탈보다는 하나금투의 조직적인 문제에 주목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이번 혐의는 한 애널리스트가 타인의 이름으로 다른 회사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매매를 진행한 거다"며 "당국은 모든 증권사의 계좌를 통합해서 관리하기 때문에 이상징후를 포착할 수 있지만, 증권사들은 다른 회사들과 거래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에 이를 미리 포착하고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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