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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 관련 석유수급 점검회의에서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우리나라 최대 원유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 2곳이 14일(현지시간)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을 멈췄다. 사우디는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으로 불이 난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석유 시설의 가동 중단으로 하루 평균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지장을 받게 됐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하루에 1000만 배럴가량을 생산하는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16일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개장 초반에 배럴당 71.95달러까지 치솟았다. 전 거래일보다 20%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장 초반에 배럴당 15% 이상 급등하며 거래를 시작했고, 런던 ICE거래소에서도 브렌트유가 전 거래일 대비 10% 이상 오른 가격으로 거래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현재 국내 원유도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하지만 사태 장기화시 수급 차질 가능성이 있으며, 국제 유가의 단기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이 국내 석유수급 및 소비자 가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지시했다.
아람코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가지 에쓰오일은 "국내 석유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사우디산 원유는 대부분 장기계약(최대 20년) 형태로 도입 중이고, 사우디 정부도 자체 비축유로 수급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원유 수급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필요시 정유업계와 협력해 다른 산유국으로부터 대체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국제유가 변동이 가져올 수 있는 국내 석유가격 변동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또 수급이 악화될 경우 정부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약 2억 배럴의 전략 비축유 일부를 방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국내 석유가격 안정을 꾀할 예정이다.
주 실장은 "이번 사태가 국내 시장과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일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아울러 정부는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 사회와 국제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