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판매 DLF 수익권 진입…전문가 "은행권 사모펀드 판매 규제 과도"

이유민 기자 yumin@ekn.kr 2019.09.16 15:21:50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우리·KEB하나은행 금리 연계 상품, 일부 수익성 개선돼

"수익률 따라 사모펀드 판매 규제와 완화 넘나드는 ‘오락가락 정책’은 안 된다" 비판도

▲(왼쪽부터)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DLF 사태'의 불똥이 은행권을 통한 사모펀드 판매 규제 논란으로 번졌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부적절한 시각"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


◇ 원금 손실률 개선에 한시름 놓은 은행권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DLF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금리 연계 파생 투자 상품 일부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이날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미국과 영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잔액 3196억원 중 3분의 1 수준인 1220억원은 원금 손실 구간에서 빠져나와 3~4% 수준의 수익 구간으로 진입했다. 14일 기준 미국 5년 CMS 금리는 1.686%로 상품 판매 이후 가장 최저점이었던 지난 4일 1.264%에서 0.42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날 영국 7년 CMS 역시 0.857%로 최저점이었던 0.483% 대비 0.374% 포인트 상승했다.

영국과 독일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한 우리은행 역시 일부 상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평균적으로 독일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경우 손실률 50%대로 진입했고, 영국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은 원금 회복 후 수익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DLF 사태’가 촉발된 지난달 7일 기준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손실률을 56.2%,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파생결합상품의 손실률을 95.1%로 예상한 바 있다. 예상 수치와 비교했을 경우, 비교적 빠른 속도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 개선 흐름에 시중은행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반응이지만, 일부 시민단체 및 국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들 은행에 칼날을 겨누고 있다.


◇ 전문가 "DLF 사태가 은행권 고위험 고수익 상품 판매 규제로 이어지면 안돼"

국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사모펀드 및 고위험 투자 상품 판매 규제 완화’라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비판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말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인사청문회 질의응답을 통해 "은행들이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낮아진 사모펀드 판매 기준의 허들을 이용했다"며 "이와 관련한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제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은행권에서 사모펀드 판매의 기준을 강화하거나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에 윤창현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 큰 손해가 났다고 해서 은행에서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판매하지 말라는 식의 주장은 너무 왜곡된 접근이다"라며 "은행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저위험 저수익 상품과 고위험 고수익 상품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위험 상품 판매 자체를 두고 지적할 것이 아니라 은행이 고객 자산의 몇 %를 해당 상품에 투자했는지 자산 배분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불완전 판매 부분에서는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적용돼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를 두고 은행 내 사모펀드 상품 판매 중단이라는 주장까지 번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역시 전문가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은행권 내 사모펀드 판매 규제로까지 번진 것은 다소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사모펀드를 평가하는 잣대가 다르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사모펀드는 손실이 나도 괜찮은 것이냐"고 반문하며 은행권의 사모펀드 판매에 대한 과도한 규제 움직임을 꼬집었다.

한편, 앞서 2015년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소 투자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췄다. 은성수 신임금융위원장은 DLF 사태 이후 진행된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평소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 정책은 이어져야 한다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유민 기자 yumin@ekn.kr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