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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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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마트폰 ‘흥망사’…남은 자와 사라진 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8.18 14:00

애플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가 내달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연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한다. 일각에선 폴더블폰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경우 스마트폰 업계는 삼성전자, 화웨이 등 ‘빅2’ 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폴더블폰은 새로운 이동통신 표준인 ‘5G’가 구동의 핵심인데, 아직 제대로 된 5G 폰을 내놓지 못한 미국 애플이 장기적으로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얘기다.

◇ 아이폰의 탄생과 노키아의 몰락

세계적인 단말기 제조 기업이던 핀란드의 노키아가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을 매각했다. 2007년 애플이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위기에 내몰렸던 것이다. 노키아의 무선사업부 매각은 자국의 대량 실업과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14년 4만 9650달러에서 2015년 4만 2503달러로 뒷걸음질쳤다.

노키아의 운명이 몰락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10여 년간 세계 휴대폰 판매 1위 자리를 지킬 만큼 경영 실적도 괜찮았다. 2007년에는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40%를 차지하면서 사실상 시장을 독식했다. 하지만 노키아의 운명이 하락세로 반전되는 시기도 2007년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들고 나와 지금의 현대적인 스마트폰 개념을 정립하면서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체된 혁신’과 안일한 대응, 이에 따른 제품 경쟁력 상실이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 매각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첫 아이폰을 출시한 이래로 매년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노키아는 실제 시장에 양산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중심으로 흘러가는 휴대폰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 지각변동과 삼성 갤럭시의 성공

이처럼 아이폰의 등장으로 휴대폰 업계는 지각변동이 벌어진다. 애플이 ‘아이폰 4’까지 내놓는 사이 삼성전자는 2010년 3월 첫 번째 스마트폰 ‘갤럭시 S’를 출시한다. 삼성전자가 비록 첫 아이폰 등장 이후 3년 정도 늦게 갤럭시를 들고 나왔지만 원가 경쟁력 확보로 아이폰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치킨게임’도 이때 시작됐다. 특히 아이폰이 출시된 2007∼2011년 사이 모토로라(미국), 블랙베리(캐나다), 소니(일본), HTC(대만)뿐만 아니라 팬텍과 LG전자 등 국내 주요 단말기 제조업체가 스마트폰을 뽑아내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이후 2011년 후반을 기점으로 중저가 스마트폰이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대중화가 시작됐고, 현재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살아남는다. 꾸준한 기술 혁신에 성공한 덕분이다.

◇ 9월, ‘전에 없던’ 세상이 열린다

삼성전자는 내달 사상 처음으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당초 중국 화웨이도 자사 폴더블폰 ‘메이트X’를 내달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오는 11월로 전격 연기됐다. 화웨이의 메이트X 연기 배경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관련 업계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미국 등 서방 국가와의 거래 제한 대상으로 지정한 여파가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가 시장에 나오는 첫 폴더블폰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5G 기반의 완성도 높은 폴더블폰은 아직 삼성전자가 유일해 최소한 내년∼내후년까지는 폴더블폰 세계 1위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일각에선 애플이 여전히 5G 폰 출시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5G 망 보급이 진척되는 상황에서 5G 폰 제품군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애플을 따돌리고 ‘양강’ 체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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