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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상반기 영업] 금리 하락기에도 이자로만 20조6000억 벌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8.18 16:56

이자이익·비이자이익 동시에 성장…비용 증가 상쇄해 순이익도 상승세


은행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이자이익에 기댄 은행들의 수익 향상이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국내 은행들은 올 상반기 이자로 20조원 이상의 이익을 냈다. 이자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두번째다. 금리인하기에 접어들며 순이자마진(NIM)은 하락 추세를 보였으나 대출 자산 등 운용 자산이 늘어나며 이자이익이 늘었다.

비이자이익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금리가 떨어지며 채권 가격이 올라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동시에 상승하며 상반기 순이익은 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8% 확대됐다.


◇두개 반기 연속 이자익 20조 돌파…NIM 하락에도 자산증가 영향

국내은행 이자이익

▲사진=금융감독원.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은행 이자이익은 20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9조7000억원에 비해 4.8%(9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들 이자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하반기(20조8000억원) 이후 두개 반기째다.

이자이익은 관련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후 지난해 2분기(10조원)에 처음 10조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3분기 10조2000억원, 4분기 10조6000억원, 올해 1분기 10조1000억원, 2분기 10조5000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5분기 연속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자이익은 분기별로 특수성이 있으나, 대체로 자산이 늘어나면 이자이익이 늘어난다.

대출과 예금에 수반되는 기금출연료와 예금보험료 비용 등을 뺀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18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17조5000억원보다 4.5%(8000억원) 늘었다.

금리가 떨어지며 NIM은 악화됐으나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늘어나 이자이익이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 자산은 2248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104조2000억원에 비해 6.8%(114조1000억) 증가했다.

NIM은 지난해 상반기 1.67%에서 올해 상반기 1.61%로 0.06%포인트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탓이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상반기 2.07%에서 올해 상반기 2.02%로 0.05%포인트 줄었다. 원화대출채권 평균금리를 기준으로 한 이자수익률을 보면 3.38%에서 3.50%로 0.12%포인트 상승했고, 원화예수금 평균금리 기준 이자비용률을 보면 1.31%에서 1.49%로 0.18%포인트 올라 이자비용률의 증가 폭이 더 컸다.


◇비이자이익도 증가…금리인하 속 유가증권이익 늘어

비이자이익

▲자료=금융감독원.

비이자이익도 함께 늘었다. 상반기 국내 은행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1000억원에 비해 17.2%(5000억원) 커졌다. 유가증권 관련이익이 1조원 늘었기 때문이다. 금리가 떨어지며 채권 가격이 올랐고 은행들이 가진 채권의 평가이익 또한 높아졌는데, 은행들이 채권을 시장에 팔아 차익을 봤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1.82%에서 올해 6월말 1.47%로 1.35%포인트나 줄었다.

수수료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조5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6000억원으로 4%(1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외환·파생관련 이익은 1조원에서 9000억원으로 -10%(1000억원) 감소했다. 신용보증기금출연료와 예금보험료 등이 포함된 기타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1조9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손실 폭이 더 커졌다.


◇비용 증가에도 순이익은 늘어나…상반기 ‘8조7000억원’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확대된 가운데 인건비 증가 등에 따라 판매비와 관리비가 늘었으며 대손비용 증가, 영업외손실 발생 등으로 비용 규모도 더욱 커졌다.

상반기 판관비는 1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0조4000억원에 비해 8.9%(9000억원) 증가했다. 인건비가 6000억원, 물건비가 3000억원 전년 동기보다 각각 더 늘었다. 인건비는 올 초 명예퇴직급여 집행과 직원 급여 증가에 따라 올해 상반기 7조1000억원이 사용됐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등에 대한 거액 충당금이 환입된 만큼 올해 대손비용(1조3000억원)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22.3%(2000억원) 더욱 증가했다. 영업외손익은 -3000억원 적자 전환했다. 자회사 등 투자지분 손실 등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동기에 비해 4000억원 감소했다.

은행 상반기 순이익

▲사진=금융감독원.

다만 이익 규모가 더욱 컸던 만큼 순이익은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의 8조3000억원에 비해 4.8%(4000억원) 더 확대된 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한국씨티·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 순이익이 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조원에 비해서는 1.9%(1000억원) 감소했다. BNK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은 7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3.7% 줄었다.

반면 카카오·케이뱅크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000억원 적자를 본 데서 올해 상반기는 적자폭이 줄며 개선세를 보였다. 특히 IBK기업·NH농협·Sh수협·KDB산업·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조7000억원보다 19%(5000억원) 늘어나 국내 은행의 순이익 상승을 견인했다.

상반기 국내 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67%,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64%로 작년 상반기 대비 0.02%포인트, 0.21%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실적 개선 등으로 자산과 자본은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4조원 증가하는 데 그친 영향에 따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 상반기 실질총자산은 259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6.6%(160조6000억원), 자기자본은 202조8000억원으로 6.8%(12조9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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