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헌우의 눈] ‘근시안적’ 전기이륜차 보조금 제도···혈세만 줄줄 샌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19.08.18 10:30:37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이륜차(스쿠터)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 덕분이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보조금 접수를 중단했다. 올해 2월 신청을 받은 지 7개월만에 예산이 동났기 때문이다.

300만 원 넘는 전기이륜차를 60만~70만 원에 살 수 있다 보니 고객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보조금을 받아 제품을 사는 게 배터리만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한 사람이 몇 대씩 전기이륜차를 구매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정부는 ‘미세먼지 탓에’ 전기이륜차 구매자에게 세금을 지원한다고 설명한다. 배달 오토바이들이 매연을 내뿜고 있다는 논리다. 정작 이 소식을 들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한숨을 내쉰다. 전기이륜차 보급이 늘면 대기환경이 좋아진다는 발상이 유아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우리나라는 지리적 여건상 전기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힘들다. 현재 우리가 쓰는 전기 대부분도 화력·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온다. 전기이륜차가 도로 위를 점령한다면, 화력발전소는 더욱 펑펑 돌아가야 한다. 타이어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전기이륜차가 오히려 더 많을 수 있다.

배터리 처리도 문제다. 수명이 다한 배터리는 애물단지가 된다. 유해물질이 상당히 많이 나와 처리가 곤란한데 아직 재활용 방안은 못 찾았다. 정부의 전기이륜차 보조금 정책을 보고 ‘혈세(血稅)가 줄줄 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일찍부터 전기이륜차 1대당 지급되는 보조금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잉 보조금’ 탓에 예산이 일찍 동났다는 비판 여론이 조성되자 환경부는 "필요한 지자체에 추가로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해명했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큰돈을 쓰는 것이 이처럼 위험하다. 심지어 국민의 피땀으로 모인 돈이다.






이미지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