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블랙스완’ 될까…사태 악화 시 韓 수출에도 ‘타격’ 우려

여영래 기자 yryeo1961@naver.com 2019.08.18 0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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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홍콩 수출액 중·미·베트남 이어 4위…반도체 중심 중계무역 활발

▲홍콩 카오룽반도 몽콕경찰서 인근 거리에서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쫓고 있다. (사진=연합)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가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개입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한국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KOTRA)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홍콩 무역액은 480억 달러 규모로, 이중 수출은 46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했다.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홍콩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재수출된다.

우리 기업들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은 동아시아 금융허브로서 무역금융에 이점이 있고, 중국기업과 직접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법인세와 무관세 혜택도 장점으로 꼽힌다.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로 지난해 홍콩을 상대로 한 수출액의 60%를 차지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기기와 기계류는 전체 수출액의 82%에 달한다. 홍콩이 동아시아 금융·물류 허브로서 우리나라 핵심 수출품목의 중국 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 12∼13일 홍콩 시위대의 홍콩국제공항 점거 이후 금융권 일각에서는 앞으로 사태가 악화하면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중계무역 등 실물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사태에 직접 무력으로 개입하면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를 철회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992년 제정된 미국의 홍콩법은 미국이 비자나 법 집행, 투자를 포함한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 대우하도록 하고 있다. 홍콩이 동아시아 금융·물류 허브 역할을 유지해온 것도 이런 제도적 혜택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의 통과를 위한 민주·공화 양당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고 나서며 사태 향방에 따라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 철회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 6월 美 의원들이 발의한 이 법안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 지위 지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에서 홍콩 시위가 경제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 ‘블랙 스완’(검은 백조)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홍콩 시위가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블랙 스완’이란 대단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의미한다.

이처럼 홍콩 사태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도 긴급 상황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홍콩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대(對)홍콩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고, 홍콩 주가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의 손실 가능성도 아직은 희박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단계에서는 홍콩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여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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