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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주식과 부동산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8.12 10:41

김태훈 부동산경매 전문 칼럼니스트


일본이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대한민국의 주식은 폭락했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무역전쟁은 비단 한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을 포함하여 동아시아 전체가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에 주식폭락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중국, 미국, 일본, 그리고 미국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미국과 동아시아, 그리고 러시아까지 세계 최대 경제, 군사강국의 충돌로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불안한 국제정세의 지속이 과연 우리나라의 부동산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살펴보자.


◇ 이 와중에도 오르고 있는 서울 부동산


서울 아파트는 2018년 9.13부동산대책 이후 줄곧 보합 및 하락을 이어가다 올해 7월 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 사람의 심리가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KB부동산에서는 아파트에 대한 이런 심리를 매주, 매월 파악하여 발표하는데 팔고자 하는 심리를 매도심리, 사고자 하는 심리를 매수심리, 그리고 두 심리의 차를 숫자로 표시한 것을 매수우위지수라 한다. 매수우위지수가 낮다는 것은 매도심리가 높고 매수심리가 낮다는 의미로 매매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고, 반대로 숫자가 높다면 매도심리가 낮고 매수심리가 높은 것이니 향후 가격상승을 예측해볼 수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서울의 경우 매수우위지수가 매매가격 움직임에 선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최근에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매수우위지수는 2018년 9.13부동산대책 직후 처참하게 급락했고 이후에도 계속 조금씩 하락하면서 한동안 바닥을 기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13대책 직후 상승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11월부터는 보합을 유지했으며 19년 2월부터는 드디어 하락하기 시작했다. 즉, 매수우위지수가 하락하면 일정 시간 후에 매매가격도 영향을 받게 되는데 매수우위지수가 하락한다 해도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경우 매매가격은 하락하지 않고 상승 기울기만 완만해지며, 매수우위지수가 일정수준 밑으로 떨어질 경우에만 매매가격은 하락했다.

그러다 올해 5월 말부터 매수우위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다.그런데 위에서 설명했듯이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시기는 7월부터였다. 5월 말에 매수우위지수가 상승하면서 그 효과가 7월에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5월 말부터 시작해서 7월 말까지 10주연속 제법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렇다면 향후 서울 아파트가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2000년 1월부터 지금까지 이와 같은 공식이 무너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7월 말 기준 매수우위지수는 86.7인데 역사적으로 매수우위지수가 상승하는 가운데 60을 돌파했을 경우 매매가격이 상승하지 않은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서울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확실해 진다.


◇ 주식과 부동산의 상관관계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바로 위에서 이야기했던 동아시아의 무역전쟁이다. 미국,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우린 계속해서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7월 초부터 일본까지 우리나라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했고 8월에는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단행하면서 이제 본격적인 무역전쟁에 돌입했다.

이처럼 불안한 심리 가운데 얼마 전 환율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부과가 가시화되자 중국은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미리부터 위안화를 절하했고 이 영향이 한일 무역전쟁과 맞물려 원화의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 개인한테 더 크게 다가오는 건 바로 주식시장이다. 이 시기와 맞물려 한국의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그 다음날 일본 증시 또한 폭락했다. 중국과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처럼 경제사정이 안 좋아지면 주식시장은 여지없이 폭락했고 지금도 그런 상황이다. 그렇다면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를 살펴본다면 현재 불안한 국제정세가 부동산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대략적으로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992년이후부터 코스피와 서울 아파트 가격 움직임을 살펴보자.

1992년부터 1994년까지 코스피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그런데 1995년부터 부터 코스피의 하락이 심해지고 결국 1998년에는 폭락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원인은 대한민국의 외환위기였다. 그런데 이 시기에 서울 아파트는 별다른 변동이 없다가 1998년에 소폭 하락했다. 이 구간이 첫 번째로 관심을 두어야 할 구간이다.

이후 코스피는 반등에 성공하며 2000년 후반, 그리고 2002년 후반의 하락기를 제외하고 2007년 후반까지 오랜기간동안 상승했다. 그리고 서울 아파트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경기가 괜찮을 때는 주식과 부동산이 사이 좋게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2008년 초반부터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코스피는 처참하리만큼 폭락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또한 하락했지만 그 하락폭은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작았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는 이때부터 장기 하락장으로 돌입하게 된다. 이 구간이 두 번째로 관심을 두어야 할 구간이다.

이후 코스피는 2009년 초반부터 2011년 중반까지 꽤 큰 폭으로 꾸준히 상승했지만같은 기간 서울아파트는 오히려 소폭의 하락이 진행되었다. 이후부터 코스피는0216년까지 지루한 박스권 안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서울 아파트는본격적인 하락장을 맞이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코스피와 서울 아파트는 상승을 이어왔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주식과 부동산은 큰 흐름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서로의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연결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다. 특히 코스피가 급등하거나 급락했을 때 서울 부동산은 변동이 없거나 그 추세를 따라간다 해도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즉, 서울 아파트는 코스피와 대체적인 흐름은 비슷하지만 코스피의 상승과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나 코스피가 하락할 때는 서울 아파트가 그 하락에 동참하지 않는 성향을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위에서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구간이다. 서울 아파트가 코스피와 함께 하락에 동참했던 사례는첫 번째 구간이었던 1997년 외환위기, 그리고 두 번째 구간이었던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였다. 나머지 구간에서는 그냥 자신의 패턴대로, 시장의 흐름대로 움직여 왔을 뿐이다. 즉, 주식이 폭락한다 해도 어지간해서는 부동산이 영향을 받지 않지만 내부적이든 외부적이든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같은 강력한 경제적 충격이 왔을 경우 부동산 또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불안한 정세가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같은 강력한 경제적 충격을 줄 경우 서울 아파트 가격은 그 흐름에 상관없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반대로 얘기하자면 지금의 사태가 위와 같은 극단적인 경제적 충격으로까지 확산되지 않는 한 서울 아파트는 자신의 흐름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 볼 수 있다.

미중간의, 그리고 한일간의 무역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여기에 러시아라는 변수도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저력 있는 국가이다. 이 모든 사항들을 자랑스런 국민과 함께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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