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VIew] 신재생에너지, 석탄에 이어 원유시장마저 위협한다…"유가하락 불가피"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19.08.12 09: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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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운행이 가격경쟁력서 우위...국제유가 10달러까지 내려야 "경쟁력 유지할 듯"

경량車 발전용 연료 등 대체시 글로벌 원유수요 기존보다 40%↓

일각선 "공급망 무너지지 않을것"

▲(사진=이미지투데이)



태양광, 풍력 같은 등과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으로 글로벌 원유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간 신재생에너지 관련 비용이 하락하면서 석탄발전소가 대체될 것이라는 분석은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부분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를 연료로 사용하는 전기차가 휘발유, 경유를 활용한 내연기관차보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더 우월하다고 진단했다.

결국 내연기관차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유가가 지금보다 추가로 하락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 국제유가 배럴당 10달러로 하락해야 전기차와 경쟁 가능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부문에서 석탄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7년 태양광발전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2012년보다 약 6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의 LCOE 역시 각각 15%, 2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태양광의 경우 앞으로 2030년까지 LCOE가 기존보다 40%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COE는 초기투자비와 자본비용, 연료비, 운전유지비, 탄소가격 등의 직접 비용과 할인률을 고려해 추정한 전력 생산비용이다.

또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이 석탄발전량을 상회하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앞으로는 신재생에너지로 전기차를 충전해 운행하는 방법이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보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신재생에너지가 자동차 부문에서 원유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다.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는 최근에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로 인해 원유사업은 치명적인 존폐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앞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9달러에서 10달러 정도까지 하락해야 내연기관차가 전기차와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로 인해 글로벌 원유산업은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BNP파리바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리서치 부문장이자 보고서의 저자인 마크 루이스는 ‘투하자본 에너지 회수율’(Energy Return on Capital Invested, EROCI)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EROCI는 ‘투하자본수익률’(ROCI)과 비슷한 개념으로, 투입된 자본 대비 얻을 수 있는 금전적인 이익이 아닌 에너지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되는 지표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이라는 가정 하에 1000억 달러가 각각 전기차용 신재생에너지와 경량자동차용 휘발유·경유에 투입됐을 때 신재생에서 더 많은 자동차용 에너지가 생산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해상·육상 풍력발전 등이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로 가정했을 때 신재생에너지는 휘발유와 경유보다 각각 6-7배, 3-4배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결국 휘발유를 사용하는 경량자동차가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전기차와의 경쟁력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9∼10달러까지 떨어져야 한다"며 "디젤의 경우 배럴당 17달러에서 19달러 수준에서 형성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이스 부문장은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원유의 가격경쟁력을 비교할 때는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5년 단위로 경제성을 검토할 경우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원유가 신재생에너지를 따라갈 수 없다"며 "전기차 충전을 위한 발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을 포함해도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우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과 유사한 수준의 휘발유 수요를 향후 25년간 충족하기 위해서는 약 25조 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작년 수준의 ‘휘발유 이동성’을 매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25년 동안 필요한 신재생·전기차 인프라 구축비용은 4조 6000억 달러에서 5조 200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더 구체적으로, BNP파리바는 1000억 달러가 육상풍력, 해상풍력, 태양광발전에 투입될 경우 향후 25년 동안 각각 1881TWh(테라와트시), 1673TWh, 1667TWh에 달하는 전기차용 에너지가 생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육상풍력, 해상풍력, 태양광발전의 비용을 1MWh(메가와트시) 당 60달러, 70달러, 65달러로 가정했다. 반면 배럴당 60달러 기준으로 원유를 1000억 달러어치 구매했을 경우 270TWh에 해당되는 경량자동차용(휘발유) 에너지가 생산된다고 진단했다. 즉 신재생에너지와 원유에 같은 비용을 투입해도 얻을 수 있는 에너지량이 천양지차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가 원유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글로벌 경량자동차용 휘발유와 경유 수요는 전체 수요의 각각 24%, 3%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버스 등과 같은 대형차용 원유수요에 이어 발전용 원유수요마저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될 경우 원유 수요는 기존보다 40%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단기적 한계비용이 없는 점 ▲원유와 달리 환경규제 대상에 놓이지 않는 점 ▲운반·수송 측면에서 전기가 액상 원료 대비 더 수월한 점 등도 향후 원유시장의 입지를 축소하는 또 다른 요인들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강력환 환경규제를 채택하는 유럽은 2030년까지 판매되는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2021년 목표치보다 37.5%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2030년 내연기관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2050년엔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곧 향후 내연기관차의 입지가 좁아지고 몰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 막대한 규모 자랑하는 글로벌 원유시장, 쉽게 무너질 수 없어


그러나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원유가 당분간은 주요 차량용 연료로 사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실제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가 발간한 ‘2019 세계 에너지 통계 보고서 (BP Statistical Review of World Energy 2019)’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원유가 차지한 비중은 약 34%로 집계됐다. 지난해 원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의 닉 커닝엄 연구원은 "단기간에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또한 글로벌 산유량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EI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원유 생산량은 1억 72만 배럴(bpd)로 전년(9813만 배럴) 대비 약 3% 증가했다. EIA는 또한 올해와 내년 글로벌 원유 생산량이 각각 1억 102만 배럴(bpd), 1억 262만 배럴(bpd)로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주행거리가 낮은 데다 연료 충당 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전기차 대중화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들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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