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 발생 기업들...한국콜마 불매운동 '일파만파'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19.08.10 11: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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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정부비난' 유튜브 영상 상영...주가도 '악'

'미스터피자 창업주' 갑질·횡포로 구속...한진家 오너리스크 대명사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오너의 경솔한 '말 한 마디'로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투자자와 고객, 가맹점주까지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직원조회에서 막말로 정부를 비판하고 여성비하 언급을 한 유튜브 영상을 틀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콜마가 제조해 납품하는 제품들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막말 유튜브 영상'이 불러온 나비효과...한국콜마 52주 신저가

한국콜마 사건은 이달 7일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윤동한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윤 회장은 임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조회에서 "다 같이 한번 생각해보자"면서 영상을 틀었다고 직원들이 전했다. 

이 영상은 극보수 성향 유튜버가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 등의 발언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튜버의 발언에서는 많은 비속어도 포함돼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해당 영상에는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여성 비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콜마.


조회 후 사내 익명게시판에는 "윤 회장이 한 유튜버의 보수 채널을 강제 시청하게 했고, 저급한 어투와 비속어, 여성에 대한 극단적 비하가 아주 불쾌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결국 한국콜마는 9일 입장문을 통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제품의 리스트와 함께 일본콜마와 합작으로 설립된 회사 역사까지 거론하며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콜마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한때 접속이 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윤 회장의 '유튜브 영상'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콜마는 전일 대비 4.88% 하락한 4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만7100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한국콜마홀딩스도 이날 8.56% 내린 2만300원에 마감했다. 역시 장중에 2만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국내 최대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제조업체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화장품업계 신화로 불리며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유튜브 영상 파문으로 그의 명성에도 금이 가게 됐다. 


◇ '갑질'로 얼룩진 미스터피자 성공신화...한진그룹 '오너리스크' 대명사로

이렇듯 경영 능력과 상관없이 경솔한 말 한 마디나 행동으로 해당 기업은 물론 주주, 가맹점주들까지 피해를 보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한 번 오너리스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해당 기업에 박힌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오너들의 막말, 갑질 논란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점도 문제다.

일례로 MP그룹 창업주이자 사주인 정우현 회장은 일본에서 미스터피자를 창업한 재일교포 3세의 권유로 한국 미스터피자를 창업한 이후 줄곧 성공신화를 썼지만 오너의 갑질과 횡포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정우현 회장은 2016년 경비원 폭행 사건에 연루됐으며, 미스터피자가 가맹점주들에게 광고비 부담을 사실상 떠넘긴 사실도 공개됐다. 미스터피자는 가맹점주가 광고비 부담에 항의하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본사의 갑질에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들이 별도 피자집을 차리면 그 인근에 직영점을 여는 이른바 '보복출점'까지 한 사실이 탈퇴 점주의 자살로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결국 정 회장은 지난해 7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대한민국 '오너리스크'의 대표 주자는 한진그룹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에 이어 조현민 전무가 지난해 4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음료를 뿌리고 폭언을 하는 등 이른바 '물벼락 갑질'이 드러난 것을 계기로 조 회장 일가의 갑질과 각종 비리가 쏟아져 나왔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 씨는 인천 하얏트호텔 조경 설계업자를 밀치며 폭행하는가 하면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 피해자 11명에게 24차례 폭언과 손찌검을 한 혐의로 작년 말 불구속 기소됐다. 또 큰 딸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 함께 필리핀 출신 여성을 대한항공 직원으로 속여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초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조 전 부사장에게는 범죄 혐의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천만원과 120시간의 사회 봉사 명령을 내렸다. 

이 가운데 물컵 갑질 사태로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조현민 전무는 14개월만인 올해 6월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켰다.

오너리스크로 인해 가맹점이 피해를 입는 사례도 있다. 지난달 말 신모씨 등 아오리라멘 가맹점 15곳의 점주 26명은 아오리라멘 본사인 '아오리에프앤비'와 전 대표 승리(본명 이승현), 회사의 현재 인수자 등을 상대로 총 15억여원을 물어내라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대다수 점포가 월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버닝썬 사태 이후 매출이 급격히 하락해 올해 1∼4월에는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됐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아오리라멘은 속칭 '승리 라멘'으로 홍보가 이뤄졌고, 승리도 방송이나 자신의 SNS에서 직·간접적으로 이를 홍보해 왔다"며 "개정된 가맹사업법의 취지에 비춰 가맹본부가 '오너 리스크'가 발생한 데 대해 가맹점주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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