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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 |
[에너지경제신문 민병무 기자] "연습도 연습이지만 작은 배역이라도 공연을 자주 해야 합니다. 2000명∼3000명 관객 앞에서 쫄지 않고 노래하는 ‘튼튼한 심장’도 실력입니다. 그래서 뉴 페이스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합니다. 이번에도 8명이 예술의전당 무대에 섭니다."
라벨라오페라단 이강호 단장의 ‘미래의 성악 스타 키우기’ 플랜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단장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라벨라 그랜드 오페라 갈라 콘서트 4’에서도 라벨라가 육성하고 있는 젊은 샛별을 대거 출연시킨다. 6일 서울 서초구 라벨라오페라단에서 만나자마자 그는 오페라 유망주 자랑을 늘어 놓았다
‘라벨라오페라스튜디오’는 신인을 발굴하고 교육해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오페라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다. 학벌은 보지도 않는다. 오로지 노래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만 따진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가에만 집중한다. 우수한 실기 능력을 가진 성악가를 전원 장학생으로 선발해 일체의 경비 없이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12개월 동안 오페라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운다.
"해마다 15명 정도를 뽑습니다. 매주 목요일 정기레슨과 마스터클래스를 병행하며 아주 ‘빡시게’ 가르치죠. 성적이 좋으면 연 2회 오페라 공연에 참가시켜 데뷔를 시켜줍니다. 또 풍부한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성악 발성코치와 지휘자, 연출가, 음악코치의 특별강의도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번 8월 공연에는 소프라노 최영신·유지은·김효주·홍선진·김아름, 메조소프라노 여정윤, 테너 김지민, 바리톤 고병준 등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다. 비록 독창은 아니지만 선배들과 중창 하모니를 이루며 특급 케미를 보여준다. 내일의 스타를 미리 만나보는 좋은 기회다.
이번 갈라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벨칸토의 거장 로시니와 도니제티, 오페라의 아버지 베르디, 이탈리아가 낳은 최고의 작곡가 푸치니, 베리즈모 오페라의 거장 마스카니와 조르다노의 대표 작품에서 뽑은 곡들을 선보인다.
‘피가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돈 조반니’ ‘세비야의 이발사’ ‘사랑의 묘약’ ‘돈 파스콸레’ ‘안나 볼레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뿐만 아니라 ‘리골레토’ ‘안드레아 세니에’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나비부인’ 등에 나오는 아리아가 대방출된다. 고전과 낭만, 현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는 여름방학 시즌을 맞아 가족과 연인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멋진 콘서트를 선사한다.
"소프라노 강혜명·오희진·한은혜·이민정·이다미, 테너 신상근, 바리톤 박경준·최병혁, 베이스바리톤 양석진 등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이 신예들과 호흡을 맞춥니다.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메트오페라합창단 등 총 200여명의 출연자들이 오페라 갈라 콘서트의 진수를 보여줄 겁니다."
지난해 세차례의 갈라에서도 ‘믿고 보는 오페라단’이라는 저력을 보여줬기에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2018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나실인 작곡가의 창작오페라 ‘검은리코더’의 주요 아리아와 합창곡도 연주된다. 메조소프라노 권수빈은 ‘날마다 살아도 모든 게 신기하던데’, 소프라노 강혜명은 ‘어미는 나무 속을 긁어내’를 부른다. 또 메트오페라합창단은 ‘아련한 바람이 되어’를 노래한다.
양진모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연출가 안주은이 직접 해설을 맡아 오페라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간다.
이 단장은 "여름밤을 수놓을 오페라 명곡들이 8월의 폭염을 쫓아내 시원한 클래식 피서를 선사할 것이다"라며 "라벨라오페라스튜디오 단원들의 기량 향상에 주목해 감상하면 보는 재미가 더 쏠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