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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삼성電·SK하이닉스 '사재기'...日수출규제 반사이익 노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7.17 16:45

한일갈등 장기화→반도체 감산→가격반등 기대감
실제 D램 칩 현물 가격 12% 급등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한수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에도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의 갈등이 장기화되면 반도체 감산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오히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반도체 현물 거래 가격은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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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4일 이후 투자자별 매매동향, 단위 백만원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외국인의 삼성전자에 대한 누적순매수는 6736억9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규모는 463만1792주에 달했다.

또 다른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외국인의 매수 행렬이 이어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122억9600만원 규모의 순매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수출 규제가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고, 일본 수출 규제가 강화되거나 단기적으로 끝난다면 앞으로 사업에도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 일주일 동안 D램 칩 현물가격 약 12% 급등

16일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동안 D램 칩 현물 가격은 약 12%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강화에 한국 기업의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물 시장이 메모리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규모이나 현물 시장의 상승이 계약가격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업들은 반도체 제조사와 장기간 계약을 통해 고정된 가격으로 반도체를 수급하는데 계약시장의 가격이 반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번스타인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3분기 계약 협상 과정에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아이크 초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양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한일 무역전쟁으로 인한 잠재적인 공급 우려로 재고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 일본산 대체할 ‘불화수소’ 테스트 착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산 불화수소(에칭가스) 테스트에 나서며 일본의 규제에 대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인 점도 긍정적이다. 불화수소는 일본 의존도가 높아 수출 규제 품목 중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꼽혔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불화수소 제조업체 솔브레인 등 국내 협력사와 접촉해 실제 공정에 적용을 테스트 하고 있다.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한 EUV(극자외선)용 포토 리지스트는 삼성전자가 현재 대규모 양산에는 사용하고 있지 않아 당장 큰 타격은 없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역시 대만 등의 대체 수입국이 있고, 국내에서도 일정 부분 생산이 가능하다.


◇ 일본 규제 단기간 그칠 경우 주가 상승 기대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3분기에 접어들면서 NAND의 가격 상승이 시도되고 있고, 최근 발생된 일본의 수출 규제를 빌미로 한 DRAM의 감산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움직임은 지나치게 낮게 형성된 시장 기대치와 맞물리며, 연초와 같은 주가 상승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일본의 규제가 단기간에 해소될 경우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펀더멘털 보다 외부변수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매우 강한 상황이다. 일본의 전자 소재 관련 수출 규제가 변수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본의 규제가 장기전이 될 경우 향후 예측이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소재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생기면 글로벌 IT 수요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의 규제가 단기간 내에 해소된다면 하반기 메모리 수급 개선과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 공정의 필수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4일부터 일본 기업들이 해당 소재를 한국에 수출할 때 규제 강화 조치를 단행하는 경제보복에 나섰다. 실제로 지난 4일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수출 신청은 승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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