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10% 확대' 美당국 승인 대기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19.07.16 17: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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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해서웨이 최대주주' 델타항공, 한진그룹 대상 공정한 의결권 행사 관측

당분간 지분확대 경쟁 자제 속 델타 대주주인 워런 버핏 등에 이메일 호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델타항공이 최근 한진칼 지분을 기존 4.3%에서 10%로 늘리기 위해 미국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진칼 2대 주주인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일명 강성부 펀드)는 델타항공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당분간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기보다는 계속해서 조 회장의 경영권을 견제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CEO는 최근 한 외신에 한진칼 지분을 기존 4.3%에서 10%로 확대하기에 앞서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5%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SEC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델타항공은 패스트트랙으로 SEC의 승인을 받으려고 했다"며 "패스트트랙으로 하면 2~3주 전에 이미 승인 절차가 끝났을 텐데, 그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승인이 늦어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글로벌 항공사 시가총액 1위인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한 지 한 달여만에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3대 주주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앞서 델타항공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뉴스 허브’ 코너를 통해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며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뒤 한진칼 지분을 10% 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진칼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17.84%)을 비롯해 조원태 회장(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2.31%) 등 한진그룹 일가가 28.94%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2대 주주인 KCGI가 15.98%를 갖고 있고, 국민연금 지분율은 4.3%로 델타항공에 미치지 못한다.

증권가의 최대 관심사는 델타항공이 과연 내년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어느 편에 설지 여부다.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로 만료되기 때문에 내년 정기주총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진그룹과 델타항공이 사업적으로 긴밀하게 협력한 만큼 델타항공은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다. 만일 델타항공이 조 회장 편에 서게 되면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은 38.94%로 확대돼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끝낼 수 있다.

다만 최근 델타항공이 KCGI에 보낸 서신에서 "현재 시점에서 한진칼의 기업지배 관행, 그레이스홀딩스(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의 제안 가운데 어느 편에도 서있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델타항공의 지분이 KCGI 편에 서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2019년 7월 16일 현재 한진칼 주주 현황, 델타항공 CEO는 최근 한진칼 지분을 10%로 늘리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KCGI 내부에서는 델타항공이 한진칼의 ‘백기사’일 가능성은 낮다는데 무게를 두고 한진그룹에 대한 전략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델타항공 이사회에서 한진칼에 대한 투자목적을 기존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바꿨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최대주주인 만큼 한진칼의 기업가치 제고 등을 위해서는 투자목적을 ‘단순투자’로 바꾸고 내년 주총에서 표를 어느 쪽에 던질지 신중하게 검토해보자는 취지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델타항공 측이 조 회장 측의 입맛대로 주총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기보다는 공정하게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즉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한진그룹과 KCGI 측의 안건을 충분히 검토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쪽으로 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KCGI에 정통한 한 내부 관계자는 "델타항공 이사회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며 "단순투자로 10% 매입한 이후 조 회장 일가의 비위행위가 드러나면 델타항공이 무조건 한진그룹 쪽 편에 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원래 델타항공은 패스트트랙을 이용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으려고 했는데, 그게 통과가 잘 안돼서 늦어지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에 KCGI 측도 당분간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보다는 사태를 지켜보는 걸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KCGI는 앞으로 워런 버핏을 포함해 이사회 멤버들을 대상으로 계속해서 이메일을 보내고 조 회장을 견제함과 동시에 한진그룹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피력한다는 방침이다. KCGI가 원하는 것은 조 회장의 ‘경영권’이 아닌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체제 확립과 지배구조 개선인 만큼 이를 달성하기 위해 델타항공 측을 지속적으로 설득한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델타항공이 투자목적을 단순투자로 바꾼다고 해도 KCGI가 안심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델타항공 입장에서는 한진칼에 전문경영인을 앉히는 것보다 그간 꾸준히 협력 관계를 이어온 조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자사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더욱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투자목적을 바꾼다고 해서 그 지분이 꼭 KCGI 편에 서게 될 거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델타항공이 지분을 매입한 시기, 그간 한진그룹과의 협력관계 등을 감안하면 한진그룹 측에 표를 던지게 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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