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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650조원 포기하는 탈원전 정책. 잃을 것만 있고 얻을 것이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6.19 14:38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


원자력은 고리1호기를 1978년 가동한 이래 지난 40년간 중대한 사고 없이 3조5천억 kWh의 전력을 생산하여 현재 한전의 전력판매단가 110 원/kWh 기준으로 약 385조 원어치의 전기를 생산하였다. 한수원이 한전으로부터 정산 받는 단가가 약 60 원/kWh니 어림잡아 210조원은 한수원이 정산 받았고 175조원은 한전의 이익으로 돌아갔으며 이는 한전 전력판매단가보다 비싼 LNG 나 태양광의 비경제성을 상쇄하는 데 사용되었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대로 신고리 5,6을 마지막으로 우리 땅의 원자력이 막을 내린다면 1,100조 원의 전기(10조 kWh)를 생산하고 그 중 약 500조원을 한전의 이익으로 기여하게 된다. 탈원전 정책을 수정하여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3,4호기를 건설하고, 미국 등 전 세계가 추진하고 있는 원전의 계속운전을 최소 20년만 허용하더라도 약 650조원 (5.9조 kWh)의 전기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영덕 및 삼척에 계획했던 것을 제외하고도 탈원전 정책은 650조원짜리 결정이 되는 것이다. 한전에 기여할 이익만으로도 300조원 가깝다.

수출을 빼고도 650조원을 포기하고 택한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가 얻을 것이 있어야하는데 지난 2년간 경험한 부작용과 앞으로 닥칠 문제를 볼 때 이득이라 할 것이 전무하다.

첫째, 원자력을 포기하고 태양광으로 대체하면 에너지 안정적 공급은 무너진다. 태양광은 기껏 하루 4시간 발전할 수 있으니 20시간은 LNG 보조발전이 사용되어야한다. 따라서 태양광 풍력 자체는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지만 보조발전인 LNG가 수입이므로 원자력을 태양광과 LNG 조합으로 대체할 경우 에너지 자급률은 떨어진다. 국제에너지기구의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자력 덕분에 19%라는 에너지자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원자력을 지속이용하면서 태양광을 추진한다면 자급률을 높일 수 있을 텐데 원자력을 포기하기 때문에 자급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수급이 불안한 LNG에 기후와 일기에 종속된 태양광에 의존하는 것은 같은 에너지 자급률이라도 그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게 된다.

둘째, 원자력 발전량을 줄이면 전기 요금이 인상되어야 하고, 안정적 전력공급기반도 약화된다. 2018년 전력단가는 kWh당 원자력 62원 LNG 121원 태양광 174원이었다. 원자력을 줄이고 태양광과 LNG를 늘리면 요금을 올려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2017년 7조10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한전이 지난해 1조1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주요 원인은 원전발전량 감소와 가스가격 인상이었다. 발생한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산업용 요금에 전가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정용 단가는 산업용 단가와 거의 같다. 반면 OECD 국가 평균은 가정용을 100으로 잡을 때 60 수준에 그친다. 오히려 인상한다면 가정용을 인상해야 할 상황에서 누진제를 완화해서 가정용 요금을 낮추고 산업용 요금을 올리겠다는 것은 포퓰리즘에 매달려 국가 산업과 미래를 죽이는 자해행위이다.

셋째, 태양광은 원자력을 대체할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아니다. 태양광의 보조발전인 LNG 발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석탄발전의 절반에 이르고, 보조발전으로 쓰이면서 잦은 출력 증감과 기동정지를 할 경우 연비가 떨어져서 석탄과 동등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 여기에 누설되는 메탄의 영향을 고려하면 석탄보다 못한 결과도 나온다. 태양광과 LNG 조합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석탄발전과 다를 것이 없거나 오히려 더 없다.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감축해야하는데 못할 양이 연간 3410만 톤이다. 계획한 신재생을 모두 건설해도 3410만톤이 모자라는 것이다. 건설을 중지하고 있는 신한울 3,4호기만 건설을 재개한다면 이 양의 절반은 해결이 바로 가능하며, 안전성 평가 후 계속운전만 시행해도 넉넉하게 감축이 가능하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을 통해 천명한 탈원전 정책은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위해 원자력을 버리고 LNG와 태양광으로 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원전은 현재까지 사고 없이 운영되어 왔고, 앞으로 만약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미국의 TMI 사고처럼 방사능 물질이 원자력발전소 내에 억류될 수밖에 없다. 650조원의 댓가를 치르고 원자력을 버려서 얻게 될 LNG와 태양광 조합은 에너지 안보성, 안정성, 경제성, 환경성 모두 원자력보다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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