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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지금 수도권에 내 집 마련 하기 좋은 시기인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6.11 13:45

김태훈 부동산경매 전문 칼럼니스트


2018년 9.13부동산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는 현재까지도 약간의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너무 많이 오르기도 하였고, 9·13부동산대책으로 주택시장의 유동성과 함께 매수심리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 수도권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해 집을 사는 것에 대해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혼란과 함께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서울은 강북을 주축으로 매수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거래량이 늘고 있다. 강남 바닥론에 앞서 강북이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다. 왜냐면 강북은 강남에 비해 그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했기 때문이다.

2017년 후반, 강남이 먼저 폭등을 한 후 강북은 2018년이 돼서야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9·13부동산대책이 발표되면서 서울과 경기도가 일제히 보합 및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강북과 경기도의 입장에서는, 강남과 함께 그냥 이대로 하락세로 접어들기에는 억울했을 것이다. 그래서 만약 서울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반등할 수 있다면 그 반응속도는 강북이 가장 빠를 것이고, 상승폭은 경기도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 비해 현재의 강남과 강북, 경기도는 그 상승폭의 차이가 확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한다면 어떤 전략이 좋을까?

먼저 강남보다는 강북 지역을, 강북보다는 경기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수도권이 다시 반등할 경우 상승폭은 아무래도 이미 큰 폭으로 상승한 강남보다는 강북이 클 것이고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매우 작은 경기도는 상승에 대한 에너지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대로 하락한다 해도 그 하락폭이 작을 가능성 또한 경기, 강북, 강남 순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서울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입주물량이다. 2019년 서울 아파트의 입주물량은 약 4만호 정도로 서울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던 지난해 3만8000호 대비 약간 더 많은 수준이다. 그리고 내년에도 3만 8000호 정도가 예정돼 있어 입주물량 자체가 서울 아파트 가격변화에 큰 영향을 줄만한 요소는 아닌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로 살펴볼 것이 바로 미분양 추이이다. 미분양은 현재의 시장분위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지금의 부동산 정책으로는 거의 실수요자만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심리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수치로 해석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서울 아파트 미분양수는 올해 1월만 해도 27호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런데 2월에 50호로 늘어나더니 3월에는 갑자기 770호로 매우 급격히 늘어났다.

미분양 증가 추세에 맞춰 매매가격지수 또한 고개를 떨구는 모양새를 보이니 본격적인 하락국면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런데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서울 미분양의 주를 이루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광진구의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이다. 730호를 분양하는데 평균 경쟁률은 2.34:1이었고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첨자가 계약을 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고, 결국 700호가 넘는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게 된 것이다.

서울이라면 무조건 높은 경쟁률로 완판되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84타입 기준 12억원 정도였다. 인근에 구축이지만 2호선, 7호선 건대입구역 더블역세권에 특목고 진학률 상위 5% 이내인 자양 중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더샵 스타시티라는 아파트가 있는데, 100타입의 현재 시세는 11억5000만원 정도다. 이 아파트는 층이 높을 경우 한강조망까지 가능하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즉,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의 분양가가 그만큼 애매했다는 방증이다.

이후 서울에서 분양했던 아파트는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 태릉 해링턴플레이스, 청량리역한양수자인, 송파위례리슈빌 등등 괜찮은 것들이 즐비했다. 미분양은 단 한 건도 없었을뿐더러 인기있는 타입의 경우 133: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송파위례리슈빌의 경우 105타입의 분양가격이 8억 7000만원 정도였는데, 인근 2015년도에 입주한 아파트의 시세는 이미 12억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즉, 송파위례 리슈빌은 더 신축이기 때문에 시세를 최소 13억 원 이상으로 판단해볼 수 있고, 그렇다면 청약에 당첨될 경우 최소 4억 원 이상의 차익이 생기는 이른바 ‘로또분양’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분양예정물건이 더 남아있다. 무주택자라면 이런 로또분양을 찾아 청약을 할 것이다.바로 이런 점들이 광진구 미분양의 이유다.

주목해야 할 것은 광진구의 미분양이 한 달 사이에 대폭 줄었다는 것이다. 광진구의 미분양은 3월 기준 721호에서 4월 말 기준 244호로 대폭 감소했다. 이 데이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다. 만약 앞으로도 계속해서 광진구의 미분양이 줄어든다면 서울의 불씨는 꺼진 것이 아니다. 만약 서울의 불씨가 꺼진 것이 아니라면, 그래서 다시 반등을 시작한다면, 강북이나 경기도에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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