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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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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네이버보다 재계 순위 높은 까닭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5.16 15:38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IT 공룡’ 카카오가 국내 IT 업계에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자산 10조 원이 기준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편입된 것이다. 카카오가 불과 3년 새 자산총액을 두 배 가까이 불리며 대기업집단 반열에 오른 배경으로는 국내 시장에서의 과감한 인수합병(M&A)과 함께 미래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가 꼽힌다. 


◇ 재계 반열 오른 카카오 …IT업계 새 역사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를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김범수 의장이 이끄는 카카오의 자산 총액은 10조6000억 원으로, 재계 순위로 따지면 32위에 해당한다. 정몽규 회장의 HDC(33위), 조양래 회장의 한국타이어(38위), 이호진 회장의 태광그룹(40위)보다 한 수 위다. 

카카오의 총수는 카카오톡 개발사인 아이위랩을 설립한 김범수 의장이다. 한게임 창업자 출신인 김 의장은 네이버의 전신인 NHN의 사장까지 지낸 정보기술(IT) 업계의 대표적인 경영자다. 카카오톡 개발사인 아이위랩은 지난 2006년 설립했다. 김범수 의장 및 특수관계인은 지난 3월 31일 기준 카카오의 지분 28.99%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016년 5월에도 한 차례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지정됐다 제외됐다. 당시에는 자산총액 기준이 5조 원이었지만, 공정위가 이 기준을 상향 조정하면서 빠진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불과 3년 새 몸집을 두 배 가까이 불리며 또다시 기준선을 넘어섰다.


◇ 계열사만 73개…자산증가 비결은 과감한 인수합병(M&A) 

관련업계는 카카오가 또 다른 IT 공룡인 네이버를 제치고 먼저 상호출자제한기업에 포함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네이버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5조6000억 원, 영업이익은 9000억 원에 달한다. 연결 기준 매출액 2조4000억 원, 영업이익 730억 원을 기록한 카카오의 두 배 이상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산총액은 8조3000억 원으로, 재계 순위로는 45위에 그친다. 

이를 두고 카카오가 최근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높인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가 사업 영역을 급속도로 확장하면서 자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이것이 중복자산으로 잡혔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15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의 계열회사는 총 73개다. 또 네이버의 경우, 카카오에 비해 해외 자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자산총액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한편 카카오는 재계 기업들이 적용받는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일단 카카오 측은 추가 규제에 따른 기존 경영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벤처기업을 육성해야하는 때에 재벌 기업들에게 엄격하게 적용돼온 해묵은 잣대를 IT기업에까지 적용하는 것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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