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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자산신탁 vs 신영자산신탁 vs 한투신탁 인재영입 경쟁 치열...‘부동산 리스크’ 변수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5.16 06:56

9월 본인가 앞서 사내공모, 외부 공채 진행...‘부동산 불황’ 속 신규사업 주목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대신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신영자산신탁 등 부동산 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은 신탁업체들이 올해 9월 본인가 신청에 앞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최근 정부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만큼 새로 진입하는 업체들의 경우 수익원을 창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나온다.


◇ 신탁사 채용문 활짝...9월 본인가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100% 자회사인 대신자산신탁(가칭)은 지난해 말 김철종 전 대한토지신탁 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구성하고 현재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신탁영업, 도시정비사업 등을 담당하는 신탁사업, 신탁회계와 고유회계 등을 영위하는 재무회계, 신탁사 업무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맡는 IT 부문에서 모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사내공모도 병행해 총 40~50여명 규모의 인력을 구축한 뒤 늦어도 7월이나 8월 정도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신영자산신탁도 신탁사업부문, 경영지원부문, 사무지원 등 경력,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3일까지 원서를 접수해 다음달 5일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신영자산신탁 역시 설립 초기 인원은 50~60여명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경력직은 두 자릿 수, 신입직원은 한 자릿 수를 계획하고 있다. 신영자산신탁은 다음달 초 회사 설립에 앞서 대표이사도 선임할 예정이다. 신영증권 측은 "내부나 외부 가운데 어디서 선임될 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음달 초 회사 설립할 즈음에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지주가 설립하는 한투부동산신탁은 계열사 지원, 공채 등을 통해 초기 인원 70여명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이국형 전 하나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초대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 신임 대표는 1989년 한국토지공사를 시작으로 한국토지신탁, 하나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20여년간 부동산 신탁업에서 활동한 전문가다. 한투부동산신탁은 한국금융지주를 비롯해 우리은행, 현대해상,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이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만큼 기존 신탁업에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회사는 9월 3일까지 원금 납입을 비롯해 인적, 물적 요건을 갖춘 후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금융위원회 검토와 금융감독원 확인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올해 10월 부동산신탁업을 영위할 것으로 관측된다.


◇ 정부 규제로 부동산 시장 위축...신규 사업 성공 과제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규 업체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신규 수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쟁사까지 생기면서 신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신탁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은 11곳이다. 익명을 요구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작년 초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를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부동산 경기나 신탁시장이 모두 호조를 보였다"며 "그러나 가계부채 등으로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해 들어서는 전체 신탁시장이 다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까지 들어오게 되면 보수 등에서 출혈 경쟁을 펼치면서 회사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미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신규로 진입하는 신탁사는 본인가 후 2년 뒤부터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를 영위할 수 있는 만큼 그 전까지는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을 중심으로 수익원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책임준공은 시공사가 부실에 빠졌을 때 신탁사가 자신의 신용도를 갖고 책임준공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회사보다 신용도나 재무여력이 탄탄한 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등 금융계열 신탁사들이 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또 다른 신탁사 관계자는 "막상 신규 사업자들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내부 인력이나 인프라를 갖추는데 시간이 필요해 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라며 "책임준공은 워낙 두 회사가 꽉 잡고 있어 단기에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신규 사업자들이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부동산 신탁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전체 1조원 규모의 신탁시장을 11개 회사가 뺏고 뺏으면서 비즈니스 측면에서 한계가 드러나기도 했다"며 "신규 사업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성공사례를 계속해서 보여준다면 기존에 있던 사업자들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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