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송재석 기자기자 기사모음




'사우디 호실적 끝?' 국제유가, 美 '대이란 제재' 앞두고 '풀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4.30 17:38

이란산 원유 수출 전면 금지에도 공급 우려 단발성 그칠듯...내달 소규모회의 주목

▲최근 1년간 WTI 추이.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최근 승승장구하던 국제유가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앞두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유가를 낮추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다 이란산 원유 수출이 사실상 전면 봉쇄되면서 원유공급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리는 산유국들의 소규모 회의에서 전 세계 원유 공급에 대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가 5월 국제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3%(0.20달러) 오른 6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지난 22일 미국의 '이란산 원유 봉쇄조치'에 연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미 지난해 연중 저점인 12월 24일(42.53달러) 이후 50% 넘게 급등했기 때문에 이같은 조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내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전화했다. 그들에게 유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힌 점도 국제유가에 발목을 잡았다. 사우디나 OPEC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OPEC에 원유증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음달 2일(현지시간) 0시부터 이란산 원유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더라도 원유공급에 대한 우려는 단발성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만으로도 이란의 원유생산 차질분을 보완할 수 있는데다 미국의 원유재고량도 7개월간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제재 강화로 이란이 차질을 빚는 원유 물량은 최대 130만 배럴인데, 사우디의 여유생산능력이 220만 배럴로 추정되는 만큼 이란 제재가 강화되더라도 공급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 여기에 러시아의 원유생산차질 우려도 단기간에 해소된 점도 긍정적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독일과 중앙유럽 정제업체들은 러시아 드루즈바(Druzhba) 파이프라인으로 운성되는 러시아산 원유가 오염돼 원유수송을 중단했다"며 "2주 내 수송이 재개될 것으로 밝혀져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원유재고량도 좀처럼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이달 말 기준 미국의 전체 원유재고는 547만9000배럴 늘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국 전략비축유는 120일분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회원국에게 권장하는 순수입량(90일분)을 상회한다.

결국 다음달 글로벌 원유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OPEC 회원국과 러시아가 이끄는 비(非)OPEC 산유국들이 6월까지 하루 평균 120만 배럴 감산 조치를 시행하게 된 것도 사우디아라비아의 힘이 컸다. 또 OPEC 회원국 가운데 여유생산능력이 200만 배럴을 초과하는 국가는 사우디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국가가 다음달 19일 열리는 소규모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5월 국제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연구원은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전 세계 원유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린다면 사우디는 기존의 감산을 중단하고 증산을 결정할 것이다"며 "이후 추세적인 유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지난 22일 한국과 중국,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 대만, 인도, 터키 등 8개국에 대해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한시적 예외 제재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현재 하루 평균 약 100만 배럴로 추정되는 이란산 원유 수출은 다음달 2일 0시부로 사실상 전면 금지된다.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금지 조치가 발효되면 원유를 더는 수출할 수 없게 되고 이란과 원유를 거래하는 국가들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형태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