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ㅣ인터뷰] 日 신재생에너지재단 이사장, "재생에너지 확대·원자력 단계적 폐쇄, 전력 시장 개혁이 먼저"

이현정 기자 kotrapeople@ekn.kr 2019.03.03 1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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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재생에너지재단 토마스 코바리엘 이사장 인터뷰

▲일본 신재생에너지재단 토마스 코바리엘 이사장. [사진제공=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한국 전력시장이 투명한 경쟁체재가 되면 적합한 에너지원이 원자력인지 재생에너지인지 드러날 것이다"

지난달 26일 울산에서 만난 일본 신재생에너지재단(Renewable Energy Institute) 토마스 코바리엘(Tomas Kaberger) 이사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일본 신재생에너지재단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직후인 2011년 9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 의해 설립됐다. 당시 손 회장이 일본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입한 인사가 바로 코바리엘 이사장이다. 코바리엘 이사장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절반이 넘는 스웨덴의 에너지청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 방향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은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계에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원전소유국은 원전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경쟁적 전력시장을 갖춘 국가에서 원자력은 단순히 경제성의 이유로 폐쇄되고 있다. 스웨덴과 미국이 그렇다. 에너지전환 정책에서 장기적 목표 설정도 중요한데 단기적 시장 규제 마련이 언제나 더 중요하다. 장기 목표는 실현되기 전에 여러 번 변경될 수 있다. 인허가, 다양한 종류의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그로 인해 손실이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다. 이 같은 단기 규제 마련과 함께 시장경쟁체제가 도입된 전력시장 형성이 필요하다.


-전력시장을 개방했을 때 기대되는 효과는

▲재생에너지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 위한 효율적 방법은 전력 시장 개혁·개방이다. 투명하고 가시적 현물 시장이 형성되면 실시간으로 전기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매 시간대 마다 전력수급 균형을 이루기 위한 적절한 에너지원별 전력생산 비중이 파악된다. 이를 토대로 어떤 발전소에 수익이 나는지, 어떤 발전소가 비용을 커버할 수 없어 폐쇄돼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투명하고 경쟁적 전력시장은 정치적 부패의 위험 역시 줄일 수 있다. 시장에서 보조금 등이 지급될 경우 이는 명확하고 공적으로 투명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폐쇄적 구조에서는 보조금 사용처가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경제성 평가가 어렵다. 전력 시장 개혁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처럼 재생에너지를 늘리려는 국가에게는 지금이 좋은 기회다. 전 세계적으로 전력시장 개혁이 가장 활발한 북유럽 국가 사례를 통해 효율적 시장 설립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전력시장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개별 가구, 소형 기업 등 이전에 전력 공급 계통에 참여하지 않았던 주체들이 스스로 투자하고 전기를 생산하게 한다는 면에서 의미 있다. 재생에너지가 매우 비쌌던 50년 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이다. 전력 계통에서 발생하는 최악의 상황은 대형 원자로가 기술적 이유로 갑자기 발전을 중단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런 경우에 대처할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했듯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전력 시장의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신규 조직과 회사들, 개인들은 전력망에 투자하고 연결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된다. 그들은 더 많은 것을 학습할 것이며 또한 저비용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계속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는 발전 부문에서 비재생에너지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운송 분야, 산업 공정과 난방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 스웨덴, 일본, 한국과 같이 국내 화석연료가 부족한 나라들의 경우 재생에너지를 통해 오염을 줄이고 에너지 수입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시장 잠재력을 어떻게 보는가. 한국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해 조언한다면.


▲한국은 적어도 북유럽만큼 태양광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해상 풍력 발전은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 주민 수용성이 관건인데 태양광 발전은 보통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이뤄지는데다 대부분의 설비가 주택 지붕, 벽, 도로, 주차장에 설치된다. 따라서 다른 시설물들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풍력의 경우 소음이 가장 큰 문제다. 다만 주민들이 풍력발전설비를 통해 소득을 얻는다면 이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정책적으로 주민들에게 합리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보급 확대에 앞서 합리적이고 효율적 전력시장 형성과 함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해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한국은 국민들이 전력시장의 작동 방식에 대해 학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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