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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주가 열전]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시너지 의구심...주가 내리막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2.19 17:01

독과점 문제 피하기 어렵고 일본, 중국 등 경쟁국 비토 행사 가능성

연초부터 주요 대기업들이 새판짜기 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등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올해 국내 M&A는 결합 금액과 건수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M&A 소식에 따른 각 종목들 주가 매력도를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현대중공업 도크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합병 시너지에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 모두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을 뿐더러 독과점 우려로 인해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추진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1일 13만8500원에서 이날 12만8000원으로 7% 넘게 하락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 현대중공업 주식을 1325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현대중공업 주가 추이.(사진=크레온)

▲대우조선해양 주가 추이.(사진=크레온)


이 기간 대우조선해양 주가 역시 13% 넘게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시너지 효과는 물론 한국 조선업 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잔량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 조선사다. 두 회사의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2위가 될 일본 이마바리의 3배에 달하는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만일 합병이 완료되면 대우조선해양은 핵심 인력이 이탈할 가능성이 크고, 현대중공업의 하청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두 회사가 합병을 하면 VL탱커와 LNG선 분야에서 합계 점유율 50%가 넘는 만큼 독과점 문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시장 범위가 전 세계이기 때문에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 경쟁 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WTO(국제무역기구)는 경쟁을 저해하고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려는 ‘담합’과 ‘합병’에 대해 반 경쟁적 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유럽연합 위원회(EU Commission)에서도 경쟁을 저해하는 담합과 합병 등에 대해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등 경쟁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비토를 행사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합병을 하게 되면 VL탱커와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VLGC, 드릴쉽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 조선해운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며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언급한 경쟁완화와 가격회복 노력은 WTO와 EU위원회가 제시한 경쟁규칙에도 위배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럼에도 현대중공업이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대우조선해양의 선박영업을 차단하면서 아직 인도하지 못한 드릴십 인도대금 2조7000억원의 대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에 대해 실사를 할 수 있는 점도 큰 매력이기에 인수를 못하더라도 현대중공업이 잃을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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