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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전사들 해외석탄발전소 투자…비윤리 vs 신성장동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2.05 09:59

▲지난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남산에 ‘한국석탄투자 찌레본 죽인다’라는 메시지가 담긴 레이저빔을 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우리나라 발전사들은 심각해지는 국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 문제 등으로 국내 환경규제가 강화되자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도 동남아시아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에 거액을 투자하는 것으로 드러나 국제사회와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받고 있다. 환경단체는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투자가 현지인의 건강문제를 초래해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발전사들은 국내 전력산업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사업 확장 추진동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향열 남동발전 사장은 올해 환경규제로 인해 국내 발전소 경영여건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고 판단했다. 유 사장은 "연말에는 삼천포 1·2호기 조기폐쇄가 예정돼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 규제강화로 석탄발전소에 대한 일시적 가동중단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유연탄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증가 등은 남동발전 수익성 확보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투자 등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7월 베트남 하노이에 발전사업 진출을 위한 한국남동발전 베트남 사무소를 열고 업무를 시작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베트남 사무소는 신흥전력시장으로 각광받는 베트남 전력시장 개척을 위해 마련됐다. 베트남 사업진출 뿐 아니라 동남아 전력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서 활용할 계획이며 베트남 전력공급 안정화와 해외발전사업 개발을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함께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동발전은 미국, 불가리아, 네팔, 파키스탄, 터키, 인도네시아, 칠레에 이어 베트남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해외사업개발을 적극 확장해 나가고 있다.

중부발전도 해외 대규모 석탄화력 민자발전사업(IPP)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 남연우 차장은 "인도네시아 자바 찌레본 660메가와트(MW) 석탄화력발전소와 제파라 1320MW 석탄화력발전소, 태국 방콕 인근 산업단지에 110MW의 천연가스화력발전소, 인도네시아 북 수마트라에 45MW 수력발전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건설하고 있는 사업도 소개했다. 그는 "미국 네바다 보더 시티에서 275MW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찌레본에 1000MW 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소가 한국보다 더 허술한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적용해 현지인들에게 피해를 입힌다며 투자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 발전소의 경우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배출 허용 기준이 한국과 비교해 최대 28배까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가 국내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발전소의 대기오염 배출 허용 기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이 금융 지원했거나 지원을 예정 중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내 14개 석탄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로 연간 약 3000여 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석탄발전소의 평균 운전수명이 30년인 것을 감안할 때 조기사망자는 총 9만 여 명에 달하며 앞으로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그 피해는 최대 13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14개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수은과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은 연간 31만2000톤에 이른다. 국내 635개 사업장 대기 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이 36만 톤인 것과 비교했을 때 해외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김두관, 김성환, 조배숙, 이원욱, 장병완 의원실 등이 공적금융기관 세곳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 지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찌레본 1·2·3기 운영권을 수주한 중부발전 측은 국감 중 "찌레본 3기 투자는 중단했고 재생가능에너지 사업 투자로 전환할 것"이라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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