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만에 등장한 이안삼 작곡가...부르는 사람도 ‘울컥’ 듣는 사람도 ‘눈물’

민병무 기자 joshuamin@ekn.kr 2019.01.29 14: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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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삼카페 신년음악회 아름다운 감동...허미경·김성혜·이현·석상근 등 쾌유의 마음 담아 노래 헌정

피날레합창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 출연자들이 피날레곡으로 ‘우리의 사랑’을 합창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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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나온 이안삼 작곡가가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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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나온 이안삼 작곡가가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에너지경제신문=민병무 기자] "해 아래 눈부신 너, 느티나무여 / 네게서 더 찬란한 해를 보노라 / 달 아래 수려한 너, 느티나무여 / 네게서 더 사랑스런 별을 세노라"

소프라노 허미경이 ‘느티나무(김필연 시)’ 앞부분을 부른 뒤 간주 파트에서 잠시 호흡을 고르고 있을 때, 작곡가 이안삼 선생이 휠체어를 타고 음악회장으로 들어왔다. 그는 한때 홍길동이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모든 콘서트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성악가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지난해 갑작스럽게 폐질환이 발병해 오랫동안 공식 석상에 나오지 못했다. 10개월 만의 등장이 반갑고 기뻤지만, 선생은 숨 쉬기가 많이 힘들어 코에 호스를 끼고 휴대용 산소통에 의지했다.

허미경은 그런 스승의 모습을 보자 울컥 목이 메었다. 음악의 불모지였던 김천에서 보낸 초등학교 시절 "너, 노래 참 잘한다" 칭찬에 으쓱해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 대학 진학 때는 선생께 입시 과제곡을 배웠다. 음악가를 꿈꾸던 소녀에게 꿈을 이룰수 있는 통로가 되어 주었다. 지난날의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 오면서 두 뺨에 살짝 이슬도 비쳤다.

"봄이라 움 트는 잎새 연초록물 흐르고 / 여름이라 맑은 밤 은하에 별이 진다 / 가을 물든 저녁놀 단풍되어 떨어지면 / 첫눈 같은 설렘이 겨울되어 다가서면 / 아~아∼ 기억 속에 새 한 마리 나래 벋어 가노라"

허미경은 잠시 목소리가 떨렸지만, 베테랑답게 금세 평정심을 되찾아 노래를 이어갔다. 어떤 사람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고, 또 일부는 먹먹해지는 가슴에 아예 눈을 감기도 했다. 한국 가곡 거장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었다.

허미경은 곡을 마친 뒤 선생에게 다가가 두손을 꼭 잡았다. "빨리 완쾌하셔서 멋진 노래 더 많이 만들어 주세요." 관객의 소망은 허미경을 통해 그대로 전달됐다. 노래 제목처럼 이안삼은 늠름한 ‘느티나무’였다. 가장 아름다운 ‘눈물 콘서트’, 가장 감동적인 ‘뭉클 콘서트’가 펼쳐졌다.

이안삼 단체사진

▲10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나온 이안삼 작곡가가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을 마친 뒤 출연자들과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새해 새날 아름다운 노래가 있어’가 26일 오후 서울 목동 하이페리온 아파트 102동 로비에서 열렸다. 이안삼 작곡가의 명품 가곡으로만 꾸민 공연이다.

선생은 지난해 3월 말 지방의 한 음악회에 참석했다가 객석 의자에 부딪혀 갈비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고, 그 후유증으로 급성폐렴이 왔다. 이에 앞서 선생은 이미 3~4년 전부터 폐기종이 진행됐으나 거의 신경을 안쓰고 방치해 왔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폐렴까지 겹치게 되어 잠시 병세가 위중한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그동안 바깥 출입을 삼간 채 가족과 동료들의 헌신적 사랑 그리고 음악의 힘으로 견뎠다.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염려 덕분에 지금은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이안삼카페’ 회원들은 해마다 선생을 모시고 새해음악회를 개최했는데, 몸이 편찮아 외출이 힘드시니 올해는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묘안을 짜냈다. ‘찾아가는 음악회’를 기획한 것. 선생이 사시는 아파트 로비에서 음악회를 개최하게 됐다. 비록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멋진 공연이 됐다. 프로 성악가와 아마추어 성악가들이 선생의 빠른 쾌유를 빌며 노래를 불렀다.

허미경

▲소프라노 허미경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이안삼 선생과의 추억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김성혜

▲소프라노 김성혜가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여름 보름밥의 서신’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소프라노 허미경은 ‘느티나무’에 앞서 ‘그런 거야 사랑은(최숙영 시)’을 선사했고,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김성혜는 ‘여름 보름밤의 서신(한상완 시)’과 ‘나지막한 소리로(고영복 시)’에서 고음의 솜씨를 뽐냈다.

이현

▲테너 이현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어느날 내게 사랑이’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석상근

▲바리톤 석상근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아름다운 인사동’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이정원

▲깜짝 출연한 테너 이정원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내마음 그 깊은 곳에’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테너 이현은 ‘어느날 내게 사랑이(다빈 시)’와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시)’를, 바리톤 석상근은 ‘아름다운 인사동(전경애 시)’과 ‘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종해 시)’를 노래했다. 원래 프로그램에는 없었지만 테너 이정원이 깜짝 출연했다. 그는 해외일정을 마친 후 공항에서 공연장으로 곧바로 달려와 새로운 느낌으로 편곡한 ‘내마음 그 깊은 곳에(김명희 시)’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강진경

▲우정출연한 소프리노 강진경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그대 어디쯥 오고 있을까’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김성현

▲우정출연한 소프라노 김성현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그리움의 크기’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이지영

▲우정출연한 메조소프리노 이지영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월영교의 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우정출연한 소프라노 강진경, 소프라노 김성현, 메조 소프라노 이지영도 ‘그대 어디쯤 오고 있을까(김명희 시)’ ‘그리움의 크기(한상완 시)’ ‘월영교의 사랑(서영순 시)’을 잇따라 부르며 선생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김민주

▲소프라노 김민주가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위로’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백현애

▲소프라노 백현애가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금빛날개’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이경숙

▲소프리노 정원 이경숙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그대가 꽃이라면’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이안삼카페 회원들의 노래도 이어졌다. 소프라노 김민주는 ‘위로(고옥주 시)’, 소프라노 백현애는 ‘금빛날개(전경애 시)’, 소프라노 정원 이경숙은 ‘그대가 꽃이라면(장장식 시)’을 연주했다.

박창근

▲테너 박창근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사랑하는 아들아’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정세욱

▲테너 정세욱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샹송 ‘고엽’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테너 박창근은 ‘사랑하는 아들아(유자효 시)’를 불렀고, 테너 정세욱은 이안삼 선생이 평소 좋아했던 샹송 ‘고엽’을 연주했다.

이정식

▲바리톤 이정식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그리운 친구여‘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권영탁

▲바리톤 권영탁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그리운 그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조주태

▲바리톤 조주태가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그리운 그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최경진

▲바리톤 최경진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에서 ‘그리움‘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바리톤 4명이 펼친 그윽한 저음도 눈길을 끌었다. 이정식은 ‘그리운 친구여(정치근 시)’, 권영탁은 ‘포근한 오후(전세원 시)’, 조주태는 ‘그리운 그대(이한숙 시)’, 최경진은 ‘그리움(황여정 시)’를 불렀다. 피날레는 모든 출연자들이 나와 이안삼 선생의 큐 사인에 맞춰 ‘우리의 사랑(서영순 시)’을 합창했다.

서영순

▲서영순 시인이 ‘제13회 이안삼카페 2019 신년음악회’ 진행을 맡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피아니스트 송유미와 김태연이 번갈아 반주를 맡아 성악가들과 멋진 호흡을 자랑했고, 서영순 시인이 매끄럽게 진행을 이끌었다. 이날 연주된 작품의 노랫말을 쓴 고옥주, 전세원, 황여정, 유자효, 한상완, 서영순, 고영복, 최숙영, 김필연, 다빈 시인도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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