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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아리수가곡제’ 모든 출연자들이 피날레곡으로 ‘보리밭’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에너지경제신문=민병무 기자] 역시 별들의 잔치였다. 톱성악가 12명이 꽃노래를 부르자 콘서트장은 금세 훈풍으로 가득 찼다. 살랑살랑 따뜻한 바람에 진달래·동백·목련이 계절을 잊은 채 마음 속에서 앞다퉈 피었다. 그리운 사람을 향한 러브송을 토해낼 땐 저절로 울컥했다. 어서 빨리 물망초 꿈꾸는 강가를 돌아 달려와 달라는 소망이, 금빛으로 부서지는 강가에 작은 쪽배로 둥둥 떠 기다리겠다는 하소연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2시간 30분 동안 황홀한 목소리의 마법에 휩싸였다.
가수뿐만 아니라 피아노 반주자 2명, 현악 협연자 2명, 기획진행자 1명을 포함해 모두 17명이 힘을 합친 무대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귀에 익은 옛가곡과 세련미 넘치는 신작가곡을 고르고 골라 금쪽 같은 27곡을 연주했다. 베스트 출연자의 베스트 노래 덕에, 관객 모두는 ‘고막여친’ ‘고막남친’을 얻었다.
대한민국 대표 성악가들이 해마다 1월이면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제9회 아리수가곡제’가 19일(토) 오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렸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올해도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가곡 애호가의 클릭 전쟁이 시작되면서 4연속(2016년∼2019년) 전석 매진의 신화가 이어졌다. 빅히트 공연에 걸맞게 브라보 브라바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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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임청화가 배성원의 피아노와 강지현의 첼로에 맞춰 ‘풍등 하나’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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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드레스를 벗고 빨간색 드레스로 갈아 입은 소프라노 김지현이 ‘님 마중’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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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신승아가 송영민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꽃 그림자’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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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김성혜가 송영민(피아노)·강지현(첼로)·김정민(바이올린)의 반주에 맞춰 ‘서귀포 동백꽃’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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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분홍 스카프로 꽃망울을 표현한 소프라노 김현경이 송영민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진달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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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조소프라노 백재은이 해학적 가사가 일품인 ‘명태’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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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이현이 새로운 느낌으로 편곡된 ‘어느날 내게 사랑이’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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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물이 올랐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테너 이정원이 ‘솟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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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목소리를 자랑하는 테너 김승직이 ‘애모’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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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저음의 심쿵 바리톤 송기창이 ‘시절 잃은 세월에’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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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지 않고 담담하게 노래하는 바리톤 김진추가 ‘님이 오시는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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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이정식이 송영민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내 영혼 바람되어’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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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과 이정원이 ‘연리지 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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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창과 이현이 배성원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향수’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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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배성원이 ‘제9회 아리수가곡제’에서 성악가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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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송영민이 ‘제9회 아리수가곡제’에서 성악가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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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수사랑 가곡카페 김정주 대표가 ‘제9회 아리수가곡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김문기의 포토랜드 |
배성원과 송영민은 번갈아 피아노 반주를 맡아 성악가들과 멋진 케미를 뽐냈다. 특히 송영민은 유아인이 주역을 맡았던 TV드라마 ‘밀회’에서 유아인의 피아노 연주 대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이번 음악회를 기획한 ‘아리수사랑 가곡카페’ 김정주 대표는 깔끔한 말솜씨로 매끄럽게 진행을 이끌었다.
이날 연주된 작품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들도 대거 자리를 빛냈다. ‘연리지 사랑’ 서영순, ‘진달래’ 이상규, ‘어느날 내게 사랑이’ 다빈 김정주, ‘풍등 하나’ 고옥주, ‘시절 잃은 세월에’ 고영복, ‘서귀포 동백꽃’ 한상완, ‘솟대’ 김필연, ‘아름다운 섬진강’ 황여정, ‘님 마중’ 이명숙, ‘천년의 그리움’ 홍일중 시인 등이 맨 앞자리에서 감상했다.
또 많은 작곡가들도 참석했다. ‘꽃 그림자’ 한지영, ‘진달래’ 정애련, ‘풍등 하나’ 김성희, ‘서귀포 동백꽃’ 박영란, ‘우포늪’ 김현옥, ‘그대 강가에’ 정덕기, ‘아름다운 섬진강’ 박경규, ‘님 마중’ 한성훈 작곡가 등이 성악가들을 격려했다. 또 변훈 선생의 아들인 변용범씨 내외도 참석해 아버지가 작곡한 ‘명태’를 흐뭇하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