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동빈 롯데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류세나 기자] 경영권 분쟁, 총수 구속 등으로 혼돈의 시기를 겪었던 롯데그룹이 ‘신동빈 원 리더’ 강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신격호의 남자’ 소진세 위원장 퇴임
롯데그룹은 19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화학·서비스·금융부문 30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19년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20일과 21일에는 롯데쇼핑 등 유통 및 기타부문 20개사의 임원인사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날 1차 공개된 롯데 정기임원인사는 차세대 인재로의 세대교체와 질적 성장 중심의 인사로 요약된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이 키운 인물로 알려진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재계에서는 롯데 ‘원 리더’ 체제가 보다 확고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시장경쟁이 심화되는 등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체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성장을 이끌어 왔던 일부 사업부문(BU)장들과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 준 것도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임원 인사를 통해 신동빈 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사업을 강하게 추진하고, 그룹에 혁신을 일으킬 새로운 인재들을 전면 배치해 미래 50년의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그룹 최고 경영진인 사업부문(BU)장 절반을 교체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롯데에 따르면 지난 40년 넘게 롯데에 몸담아왔던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식품BU 이재혁 부회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이 신임 화학BU장으로, 이영호 롯데푸드 식품BU장으로 선임됐으며, 소 위원장 후임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 화학·식품BU장 세대교체…김교현·이영호 선임
신임 화학BU장으로 선임된 김교현 사장은 1984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롯데케미칼의 신사업을 이끌어 왔으며, LC타이탄 대표를 맡아 실적을 크게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의 이동에 따라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로는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이 내정됐다. 임병연 대표 내정자는 198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신규사업, 기획 업무를 담당했으며 이후 정책본부 국제실, 롯데미래전략센터장,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을 거쳐 17년부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을 맡아왔다.
신임 식품BU장인 롯데푸드 이영호 사장은 1983년 롯데칠성음료로 입사해 생산, 영업, 마케팅 등 거의 전 분야를 두루 거쳤으며 2012년부터 롯데푸드 대표를 역임해왔다. 롯데푸드의 신임 대표로는 현재 홈푸드 사업본부장인 조경수 부사장이 선임됐다. 조경수 신임 대표는 1986년 롯데제과로 입사한 이후 2009년 롯데푸드로 자리를 옮겨 마케팅, 파스퇴르 사업 등을 맡아왔다.
BU장 및 위원장 등 그룹 고위 경영진의 변동으로 롯데지주의 실장급도 일부 자리가 바꼈다. 가치경영실은 경영전략실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HR혁신실 윤종민 사장이 경영전략실장으로 선임됐다. 경영개선실장에는 롯데물산 대표 박현철 부사장이, HR혁신실장에는 롯데케미칼 폴리머 사업본부장 정부옥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30개 계열사 임원인사 단행을 통해 여성 임원 4명이 신규 선임됨에 따라 그룹 전체 여성임원은 총 34명으로 늘었다. 롯데첨단소재 윤정희 마케팅지원팀장, 호텔롯데 배현미 브랜드표준화팀장,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조기영 산업전략연구담당, 정보통신 배선진 PMO담당 수석이 신임 임원이 됐다. 기존 임원 중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진달래 품질안전센터장이 상무보A로 승진했다.
한편 20일 이사회를 진행하는 롯데쇼핑 등의 계열사에서도 추가 신임 여성임원 및 승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