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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토종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면서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 이의신청 등 향후 일정을 감안하면 상장폐지보다 개선기간 부여로 결론날 수도 있다. 그러나 MP그룹은 이미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다 안진회계법인이 반기보고서에 감사의견 거절‘을 내놓은 만큼 상장폐지에서 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올해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를 선언한 가운데 MP그룹 상장폐지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 "거래 재개될거라 믿었는데..." 소액주주들 아우성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기업심사위원회에서 MP그룹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회사인 MP한강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4일 코스닥시장에서 MP한강은 전일 대비 5.24% 하락한 2350원에 마감했다. MP한강은 MP그룹이 42.93%를 보유한 회사로, 가방 및 잡화, 화장품 도소매업, 제조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기 도소메업체 퓨라섹 주식 51%와 의료기기 제조·도소매업체 뉴메딕 주식 15%를 양수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코스피, 코스닥이 약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 폭 역시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단연 MP그룹 소액주주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MP그룹 소액주주는 1만879명으로 MP그룹 전체 주식의 31.1%에 달한다. 주주들은 투자게시판에서 "이틀째 잠을 못잤다", "충격이 크다", "첫 주식투자가 이렇게 마무리되다니" 등의 글을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고 주주들끼리 힘을 모으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다른 방에서는 "아직 희망이 있다"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글도 눈에 띈다.
◇ 거래소 "상장폐지 확정 아니다"...향후 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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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
앞으로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경우에 따라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개선기간 부여로 결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거래소는 오는 24일, 즉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부여 등을 심의, 의결한다. 이후 7거래일간 MP그룹이 이의신청을 제출하면 다시 15거래일간 심사를 거친다. 거래소가 회사의 소명을 받아들이면 상장폐지가 아닌 최대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 실제 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올해 케이에스피, UCI, 디엠씨 등 다수의 기업들에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심의, 의결했다.
만일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도 상장폐지로 결론이 난다고 해도 아직 끝난게 아니다. 최종적으로 상장폐지 결론이 난 기업은 7거래일간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최종적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가는데, 이때 법원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등을 제출하면 이 결정이 또 달라질 수 있다. 즉 코스닥위원회 심의 및 의결, 이의신청 등 남은 일정 등을 다 감한할 때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내년에나 알 수 있는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회사가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며 "MP그룹의 경우 아직 이의신청 절차가 남아있어 정리매매 여부까지 논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MP그룹이 2015년 당기순손실 34억원, 2016년 21억원, 지난해 111억원 등으로 3년 이상 적자를 기록한데다 안진회계법인 역시 반기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낸 만큼 개선기간 부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 더본코리아 등 프랜차이즈 IPO에도 영향 미미할듯
올해 외식사업가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MP그룹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더본코리아는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IPO 절차를 밟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을 맡은 교촌에프앤비는 향후 2,3년 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번 MP그룹 사태는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가맹점 상대 보복 출점 등 각종 갑질 논란과 불매운동, 실적 악화 등과 연관된 만큼 향후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증시 입성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만일 MP그룹 상장폐지 결정이 프랜차이즈 기업의 한계,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됐다면 다른 프랜차이즈 역시 상장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다만 경영진의 자질 부족이나 회사 내부에 문제라면 다른 기업들의 증시 입성도 문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