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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일기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쪽에서 동해안에 걸쳐 동서고압대가 형성돼 대기가 정체되기 쉬운 환경이 발생했다. [사진제공=김해동 교수] |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초미세먼지(PM-2.5)가 오늘도 기승을 부릴 전망이고 황사에 해당하는 미세먼지(PM-10)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예보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기도 분석에 따라 이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사후약방문’ 대응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7일 "중국 내몽골 부근에서 발원한 황사는 대부분 중국 북동지방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중 일부가 서해상으로 남하하면서 오늘 낮부터 내일(28일) 새벽 사이 서해도서와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 전망이다.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전북·대구·경북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으로 예보된 광주·전남·부산·울산·강원 영동·경남·제주 등 지역에서도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까지 농도가 짙어질 수 있다.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더 작은 초미세먼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쁨’ 수준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초미세먼지는 인간의 몸속 더 깊숙이 침투해 밖으로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더 해롭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예보를 담당하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 정체로 국내에서 생성된 초미세먼지가 축적되고, 오후에는 국외 미세먼지가 더해져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일기도 분석을 통해 미세먼지가 심할 것을 미리 쉽게 알 수 있는데도 정부가 선제적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국내 오염물질이 적체돼 발생하는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은 일기도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김해동 계명대학교 환경과학부 교수는 지난 26일 "오늘 일기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쪽에서 동해안에 걸쳐 고기압 두개가 나란히 존재한다. 이런 유형을 동서고압대라고 한다. 대기가 정체되기에 좋은 유형이다. 이럴 때 국내발생 대기오염물질이 정체돼 대기질을 나쁘게하는 것"이라며 "이런 일기도 발생은 기상청에서 예보하는 게 아주 쉬운 일이다. 따라서 이에 대비해 수일 전부터 발생원 관리에 들어가야 하고 국민들이 가급적 외부 공기에 적게 노출될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이 제공하는 미세먼지 단기 정량예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일기도 등 기상조건 분석으로 알 수 있는 장기예보까지 제공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 비상저감조치와 경유차량 관리 등 대책을 ‘사후약방문’식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