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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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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직원 및 가족께 사과…삼성전자 더 안전한 일터로 거듭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1.23 11:26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이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사장이 "병으로 고통 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반올림 피해자 앞에서 수 차례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김 사장은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다"며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사회적 합의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여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김기남 대표이사는 중재안에 대한 세부 이행계획을 밝히며 △보상 업무는 중재 판정에서 정한대로 반올림과의 합의에 따라 제 3의 독립기관인 ‘법무법인 지평’에 위탁하고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법무법인 지평의 김지형 대표 변호사로 정하기로 합의했으며 △중재안에서 정한 지원보상안과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이 정하는 세부사항에 따라 지금부터 2028년에 이르기까지 보상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재 판정에 규정된 바와 같이 이달 말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 내용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하고 △새롭게 구성되는 지원보상위원회를 통해 보상 결정을 받은 이들에게 사과문을 보내 위로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재 판정에 명시된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 원을 전문성과 공정성을 갖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하기로 반올림과 합의했다.

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씀을 통해 "고통과 갈등을 넘어서고 치유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믿는다"라며 "이웃과 사회를 사랑하는 법을 과감하게 실천해준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존경과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가 이들의 용기를 기록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혈병으로 목숨을 잃은 황유미 씨의 부친인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제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드디어 지키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여전히 비슷한 아픔을 겪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며 "오늘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질 지원보상위원회와 발전기금을 통해 진행될 사업에 임하는 모든 분들께서 이 점을 꼭 기억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정관계 인사들도 저마다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내놨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법과 제도의 현실적 한계 속에서 정부가 미처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단지 삼성과 반올림의 문제를 해결한 것 이상의 성과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첨단산업의 경우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앞으로 선제적 예방 시스템과 피해자 조기발견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 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며 삼성전자와 반올림에 중재를 통한 해법을 제안 드렸다"라며 "그것이 작은 출발점이 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심 의원을 비롯한 우원식(더불어민주당) 이정미(정의당) 한정애(더불어민주당)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합의가 정치권에 중요한 숙제를 던졌다"면서 "산업재해예방에 정치권의 책임이 큰 만큼 국회에서 노동안전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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