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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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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난 사람] 이완근 태양광산업協회장 "분산형전원 갖춰야 에너지전환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1.11 17:22

"태양광 제조업계 힘든 상황...정부지원 필요"
"원전, 조금씩 줄여나가야"
"분산형 전원, 수요층 밀집에 마이크로그리드 좋은 환경"
"재생에너지 관련 규제, 컨트롤 타워 필요"


▲이완근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회장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정부의 지원정책만 뒷받침되면, 지금이 한국태양광업계에는 기회"라고 말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지금이 한국태양광업계에게는 기회이다. 정부의 지원과 정책만 뒷받침되면 효율·기술면에서 우위에 있는 우리나라가 유리하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체단체 등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단지 구축을 발표하는 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완근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회장(신성이엔지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분산형 전원은 물론 예전과 다른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협회가 그동안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고 싶다.

▲아직까지 태양광산업은 정책에 크게 좌우되는 분야이다. 태양광에 친화적 정책 인프라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국회와 다양한 채널, 형태로 접촉하고 있다. 정책적 외연을 넓히기 위해 국회, 전문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태양광 제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 방면으로 업계 현실과 어려움을 하소연하기도 하고 필요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정책 목표로 제시했는데.

▲탈원전이란 말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원전도 따지고 보면 청정에너지 중 하나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탈원전’이란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원전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박근혜 정권도 신재생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정부가 수명이 다한 원전을 줄이겠다 하는 건 맞다. 내가 판단하기에는 원전 비중을 15~18%로 유지하는 게 좋다. 사용 가능한 원전은 쓰는 게 맞다. 가동연한이 다 됐다고 무조건 가동 중단시켜서는 안된다. 안전성을 진단한 뒤 문제가 없다면 더 가동하는 게 낫다.


-재생에너지 3020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지금처럼 (정치권이든, 시민사회든, 사회이슈든) 시끄러우면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치적 대립처럼 보이고 있다. 안타깝다. 특정언론에서는 태양광 쓰면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식으로 보도한다. 사실이 아니다. 팩트(사실)을 이야기하기 보단 자신의 철학에 맞게 포장하고 잘못된 내용을 강조한다. 오보나 침소봉대가 많다. 협회 차원에서 보도 자료나 논평을 내며 대응하고 있다. 부정적 지적에 일일이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태양광에 대해 올바른 정보가 전달되도록 협회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다.


-정부는 에너지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가 없다. 중앙정부든, 지방자체단체이든 담당자는 있다. 문제는 그곳에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담당자가 아니라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재생에너지 전담인력은 고작 1명에 불과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반성해야 한다. 담당자가 아니라 전문가를 특별채용이든 어떤 형태로든 고용해야 한다. 나아가 전문가 채용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를 확대해 특별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에너지전환에 대한 종합 시스템 마련이 가능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분산형 전원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맞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력시스템은 한국전력공사가 독점하고 있다. 전력자율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결단을 내리면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소규모 지역에서 전력 자급자족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시스템)하기에 상당히 좋다. 수요층이 밀집돼 있다. 이산화탄소(CO10) 줄이겠다는 목표도 쉽게 달성할 수 있다. 한전 독점에서 벗어나 전력자율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나왔는데 정부는 개방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계통을 개방 안하니까 신재생업계는 더 어렵다. 관련 법안이 통과되고 분산형 전원 시스템이 마련되면 우리나라는 한 단계 성숙한 ‘에너지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 회장은 "중앙정부간, 지방자치단체 간 서로 다른 규제를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중국산 제품과 경쟁에서 국내 태양광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성장하는 국내시장에서 우리 태양광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 조성이 필수이다. 이를 대놓고 주장하면 국제무역규범과 마찰이 문제될 수 있다. 이를 피하면서 국내 태양광기업들을 보호할 수 있는 체제구축이 필요하다. 중국기업들이 경쟁력을 구축한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다양한 금융과 세제지원이 중요한 배경이다. 저리장기상환 형태를 가진 정책금융의 대폭적 확대, 세액공제 등 세제지원이 우리 기업의 비용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별 규제 관련 이슈가 모두 다르다. 규제의 경우 우리나라가 심하다. 독일,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규제가 없다. 규제 없이 잘 돌아간다. 반면 우리나라는 환경부, 산업부 간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도 국무총리실 산하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이 제시되고 있다.


-에너지전환 정책이 연착륙하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국내 태양광발전의 올해 설치실적이 1.8기가와트(GW)정도 될 것 같다. 지금과 같은 규제와 부처간의 이견, 계통연계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의 설치실적이 올 해보다 더 좋아질 것이란 장담을 할 수 없다. 태양광발전의 보급이 어긋나면 재생에너지 3020 정책도 실패할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태양광산업은 재생에너지산업의 핵심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의 발표자료를 보면 태양광산업은 국내 재생에너지 매출 70%, 수출 85%, 투자 95%를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산업이 휘청거리면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 실적도 초라해진다.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기반이 무너지지 않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담=정종오 에너지부장, 정리=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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