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너지절약에도 보상따라야...가상화폐 지급이 해법"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8.10.25 16: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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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 라힘 '에너지마인' CEO

▲블록체인 에너지 플랫폼 기업 에너지마인(Energymine)의 오마르 라힘(Omar Rahim)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를 절약하면 가상화폐개념의 ‘에너지토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사용 패턴을 변화시키고, 개인 간 에너지 거래를 활성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에너지마인]



"에너지를 절약하면 가상화폐 ‘에너지토큰(ETK)’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세계 에너지 사용패턴을 변화시키고 소비를 줄이는 게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력회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 간의 에너지거래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블록체인 에너지 플랫폼 기업 에너지마인(Energimine)의 오마르 라힘(Omar Rahim)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절약 행위에 대해 누구도 보상받지 못하는 것에 주목해 에너지마인을 창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힘 CEO는 "에너지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의 가치를 설명해도 실제 행동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며 "가상화폐인 에너지토큰을 ‘보상’으로 주면 환경에 대한 관심 여부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에너지 절약에 참여해 에너지를 더 똑똑하게 쓰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경제적 보상을 통해 소비자들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은 2040년까지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공급이 지속가능하려면 전력 생산량을 늘리거나 소비를 줄여야 한다. 에너지마인은 이미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량·가격을 예측해 주요 기업·정부·지자체 등 1100개 빌딩의 에너지 저감을 관리하고 있다.

에너지마인의 기술을 활용하면 기업은 직원들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해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직원 등 소비자들은 습관 변화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가령 에너지마인과 계약을 맺은 회사의 직원이 업무 외 시간에 컴퓨터 전원을 끄는 등 에너지 절약 행동을 하면 회사는 해당 직원에 전기료 납부나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토큰을 지급하게 된다. 지자체는 대중교통 이용자나 친환경 가전제품 구입자에게 토큰을 주며 에너지 저감을 장려할 수 있다. 에너지마인은 기업에 에너지 저감 컨설팅 제공과 에너지토큰 거래 수수료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이 에너지마인 보상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직접 직원들에게 에너지 절감에 따른 현금 보상을 해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라힘 CEO는 "CEO가 직원들에게 에너지를 10% 절감할 때 현금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직원 입장에서는 청구서를 볼 수 없어 신뢰감을 갖기 어렵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에너지 사용량 수치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일정한 수치를 넘지 않을 경우 에너지토큰을 직원에 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마인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는 개인 간(P2P) 에너지 거래 플랫폼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각국에서 전력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높은 전기료의 중간 수수료를 없애 소비자가 직접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인 에너지토큰은 거래도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자체 발전한 태양광 에너지를 에너지토큰으로 사고 팔 수 있다. 에너지 효율등급이 높은 가전을 사용하거나 대중교통을 타면 에너지토큰을 전자 지갑에 자동 지급한다. 에너지토큰은 에너지 요금 결제, 전기차 충전에 사용할 수 있다. 은행과 제휴해 실제 화폐로도 환전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라힘 CEO는 "가상화폐, 블록체인이 앞으로 모든 산업을 바꾸겠지만, 특히 에너지 거래의 접근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결국 거대 기업위주로 돌아가는 시장에서 개인들이 자유롭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록체인 에너지 플랫폼 기업 에너지마인(Energymine)의 오마르 라힘(Omar Rahim)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를 절약하면 가상화폐개념의 ‘에너지토큰’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사용 패턴을 변화시키고, 개인 간 에너지 거래를 활성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에너지마인]


◇ 한국, 블록체인 관심 높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IT 인프라 탄탄

에너지마인이 영국 외 해외에 지사를 차린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한국 시장을 주목한 이유는 많다. 에너지토큰의 60~70%를 한국인이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삼성과 LG, SK 등 에너지 저장 기술의 핵심인 배터리 제조사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된 것도 강점이다. 다만 한국은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가상화폐 거래소 은행 신규계좌 발급을 유보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과 달리 가정에서 태양광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만드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러나 라힘 CEO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정부의 정책들은 통상 신기술 발전에 제동을 걸기도 하지만,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산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가상화폐, 블록체인의 리더가 될 조건을 갖췄다. 과도하게 규제하면 15~20년 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한 신산업의 리더가 되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며 "기술 습득력이 빠른 만큼 에너지를 자체생산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이 향후 스마트시티 리더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마인이 한국을 첫 해외 진출국으로 꼽은 이유도 이 같은 장기적 시각 때문이다. 라힘 CEO는 "한국은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을 이끌며 스마트시티의 필수 하드웨어 조건을 갖췄지만, 아직 소프트웨어 분야는 약하다"며 "에너지마인이 이 부분 파트너로서 한국을 스마트시티 세계 리더로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초기 단계지만 한국 대기업, 은행, 가상화폐 거래소와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주요업체들과 중대한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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