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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뱅크사인' 도입 앞두고 블록체인 기술개발 '급가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16 15:27
블록체인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은행권 공동 인증방식인 ‘뱅크사인’이 내달 도입됨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내달 은행권에 블록체인 기반의 은행공동인증 서비스인 뱅크사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연합회는 당초 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월말에 은행 업무가 폭주하는 등의 이유로 월 초중반께로 오픈 시기를 연기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기술은 각 은행별로 노드를 가지게 구축되며, 현재는 기술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단계"라며 "내달 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은행권의 첫 번째 공동사업이다. 공개키(PKI) 기반의 인증기술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며, 향후에는 뱅크사인과 기존 공인인증서를 모두 병행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은행권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게 되면서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은행권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를 모으는 중앙기관이 없이 참가자들이 모두 거래정보를 기록하고 검증하며 보관하는 분산장부 기술을 말한다. 현재 시중은행에서는 송금 서비스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발히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블록체인용 통합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자 입찰 공고에 나서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나섰다. 이에 앞서 국내외 10개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VISA의 해외 결제망을 활용한 B2B(기업간거래) 해외송금 서비스, 내부 개발을 통해 보증서를 블록체인 방식으로 저장하도록 하는 골드바 선물하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OA 무역금융 거래를 블록체인으로 구현한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R3CEV) 무역금융에 국내 은행 중 단독으로 참여하는 등 블록체인 도입에 적극적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과 연계한 신규 비즈니스 발굴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화폐 개발에 나서는 등 블록체인 기술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블록체인·AI활동 공동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LG CNS와 손잡은 데 이어, 디지털금융그룹을 국내 마케팅 부문으로 배치하고 외부전문가를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영입하면서 디지털부문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에 나섰다. 우리은행이 신한은행과 함께 리플넷을 활용한 은행간 해외송금인 SBI 리플 아시아 해외송금 서비스에 참여하게 된 점도 가시적 성과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화폐와 리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송금 등에 대한 사업성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SBI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본과 한국 간 통화이동 수수료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 실명확인 증빙자료의 위·변조를 확인하는 비대면실명확인 증빙자료 보관 시스템을 지난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축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코인플로그와 협업해 구축한 시스템으로, 모바일에서 입출금통장을 개설할 때 비대면 실명확인을 위해 온라인상에서 증빙하는 신분증과 이체내역 확인정보 등을 검사하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데이터를 변조할 수 없으며, 데이터 원본 없이도 위·변조 여부를 검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 또한 블록체인 도입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블록체인 전문기업 더 루프와 블록체인 기술연구와 프로젝트, 오픈세미나, 해커톤 등을 추진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블록체인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공동의 블록체인 기반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R3CEV에 가입해 블록체인을 금융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화된 기술은 없는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블록체인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단계는 아니지만, 신기술 도입은 금융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다양한 금융서비스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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