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더 돌려라"...여론 악화·한전 적자에 文정부 탈원전 정책 급제동?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8.07.12 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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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지난해 말부터 원전안전규제 강화...계획예방정비 기간 늘어 원전 가동률 저하

-가동률 저하로 한전 적자, 탈원전 정책 비판 받자 급히 규제완화해 가동률 늘려

-전문가 "정부, 탈원전 해도 당분간은 원전 필요하다고 인식 변화, 적자 만회 이유도"

-"日 등 해외도 탈원전에 제동 거는 추세...정부는 공약추진에만 치중하지 말아야"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



탈원전 가속페달을 밟던 정부가 이제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것일까. 상반기까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던 원전가동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원전가동률은 1분기 57%에서 2분기 66%로 더디게 오르고 있다. 3∼4분기에 81%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지난 겨울 빈번했던 급전 지시(전력수요 감축 요청), 태양광 발전 설치로 인한 환경 훼손 등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에너지 전환 정책이 부작용을 초래하면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26~28일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원전 확대, 유지, 축소 비율이 각각 14%, 40%, 32%로 나왔다. 원전 확대와 유지를 합친 의견이 54%인 반면 축소 의견은 32%에 불과했다.

최근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기업에 저렴하게 제공하던 심야 경부하 요금 할인 폭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인상에 나섰다. 원전 가동률 하락에 따른 발전비용 증가, 원전 폐쇄·백지화로 인한 매몰비용 발생 등 탈원전에 따른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가 주력 산업인 반도체, 철강, 디스플레이, 화학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의 경쟁력이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 정부, 비난 여론 늘자 산업부에 "원전 가동율 높여라"

▲신고리 5.6호기 원전 건설 현장 모습(사진=연합)


이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산업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원전 가동률을 높이라고 지시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원자력업계 전문가는 "계획예방정비가 끝났으니 자동적으로 가동률이 늘어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도 "실제로는 청와대에서 최근 여론이 악화되자 산업부에 원전가동률 높이라고 지시를 했고 그에 따라 원안위도 가동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기준을 완화하기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2분기에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의 적자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 동력 약화가 불가피한 만큼 부랴부랴 가동률을 늘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다른 원전업계 관계자는 "원전가동 여부를 결정하는 원안위는 정치권, 사업자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기구인데 현재 탈원전 인사들을 대거 원안위에 임명해 규제를 강하게 시행하는 등 전문가, 사업자로부터는 독립했는데 정치권으로부터는 전혀 독립을 못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위원 임명이나 규제 기준 모두 정치권의 영향을 받은 결과 현재의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가 갑자기 강해졌다가 약해지는 게 결국 정치권의 의도대로 좌우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산업부는 지난 5일 ‘여름철 하계수급대책’에서 올 여름 최대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인 8830만kW(킬로와트)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시에 가동 원전 확대로 역대 여름철 최대 전력공급 여력을 확보해 안정적 전력수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탈원전을 강하게 추진하던 정부의 발표 라기엔 모순된다. 연이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전 또한 하반기에는 원전 가동률 증가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 日 등 해외도 탈원전에 제동 거는 추세

한편 해외에서도 탈원전에 제동을 걸고 있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에 따르면 1980년 탈원전을 가장 먼저 국민투표로 결정한 스웨덴은 계획대로라면 벌써 원전 운전을 끝내야 하는데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말만 탈원전’을 유지하고 있다. 스웨덴의 원전 의존도는 33%로 유럽에서 상위권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경험했던 일본도 원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고 직후 원전 제로 정책을 수립했다. 대체에너지로 도입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급격히 늘면서 무역 적자가 급증하자 결국 원전 48기 중 9기를 가동했다.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22%까지 원전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학로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은 "우리나라도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서 탈원전을 밀어붙이기만 할 게 아니라 유럽 국가처럼 국가 실익을 따져가면서 원전 폐쇄를 미루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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