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관세 준비하는 中...美 LNG 수입제한 '뇌관' 건드릴까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7.12 14: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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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보복관세로 미국산 천연가스에 관세폭탄 부과 가능성
대두,돼지고기 관세폭탄에서 에너지 분야로 전선 확대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에 아킬레스건 작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2000억 달러, 한화 225조원 규모의 무역전쟁은 결국 ‘제 발등 찍기’가 될 전망이다. 석탄과의 전쟁에 나선 중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보복 차원에서 미국산 천연가스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경제에 장단기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힐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천연가스 시장으로, 미국의 총 에너지 수출에서 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6%라고 하면 미미하다는 의문이 나올 수 있으나, 미국의 에너지 관련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는 트럼프 정부의 지지기반을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정치적 피해 규모가 지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에너지 주도권(energy dominance)’을 최우선 정책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종 강공책을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 트럼프 정치기반 정조준한 중국…콩, 돼지 이어 LNG?

보복관세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은 과거에도 트럼프 정부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제품을 관세의 타깃으로 삼으며 미국 수출의 아킬레스건을 정조준 해왔다. 가령, 중국이 1차 보복관세에서 대두와 돼지고기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두와 돼지를 많이 생산하는 상위 10개 주 가운데 8곳에서 승리한 것을 고려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자신들이 부과한 보복관세가 미국으로 하여금 관세를 철폐하고,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에 광범위한 정치적 문제를 일으키길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중국이 미국 에너지 수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훨씬 더 흥미롭고 복잡한 메시지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 이래 중국의 에너지 정책은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에너지 수입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자유무역이 확대되고 자원수출국들 간에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많이 줄긴 했으나, 아직까진 중국 외교정책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미국 LNG, 대중국 수출 비중 6%…향후 시장 성장성에도 ‘발목’

▲LNG선. (사진=AP/연합)


일단, 중국 정부가 에너지 무역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이 받는 피해보다 미국이 훨씬 고통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정확한 평가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아주 짧은 기간 안에, 미국은 원유, LNG, 에너지 정제품의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미중 간 에너지 교역은 양국 사이의 에너지 교역 건설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시작됐다. 지난 해 미국의 대(對)중국 에너지 수출액은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카타르가 중동에 수출한 물량보다도 많았다. 국제에너지무역센터에 따르면, 중국 수출물량이 미국 전체 에너지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미국 에너지 거래에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중국은 단순히 미국의 사업 기회을 빼앗는 것일 뿐 아니라, 미국산 LNG 거래 성장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 직격탄을 가할 가장 중요한 요소를 정확하게 짚어냈다고 평가한다.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이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미국은 LNG 수출 설비를 추가적으로 건설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결정을 내려야 하는 지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향후 몇 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천연가스 수입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보복관세는 세계 시장에서 미국산 LNG의 경쟁력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또, 세계 최대 시장으로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투자 결정 과정에서 주요한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2020년까지 세계 3위의 LNG 수출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에너지 산업의 능력에 직격탄을 가할 전망이다.


◇ 中 "미국 천연가스 없어도 돼" 자신감 …미국만 패(牌) 드러내

▲중국의 LNG 천연가스 공급



바로 지난 해 여름, 베이징 당국은 석탄 사용량을 줄이고 이를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다소 공격적인 신규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 힘입어 2017년 중국의 천연가스 소비는 15% 증가했고, 천연가스 수입은 28% 급증했다. 만일 중국이 미국 LNG 수출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이 관세가 미국 LNG 수출 터미널 개발을 짓누르더라도, 세계 가스 시장은 급증하는 중국 수요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내 외교 전문가는 "중국이 에너지 무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을 공언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중국은 미국 없이도 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미국에 드러내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미국산 LNG 수입이 중국 입장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 에너지 교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중국 체제 안에서 격론을 벌일 주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또, 무역전쟁 1라운드에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1차 보복관세 목록에 에너지 수출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인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원자재 수입 중 하나인 천연가스를 경쟁국인 미국에 의존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결정이 수반할 재정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경제적 손실보다 미국에 의해 자국 에너지 안보가 좌우되는 상황이 더 위험하다고 본 것이다.

에너지에 대한 중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이 미국 없이도 에너지 자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분명해지면, 미국만 자신의 패를 공개한 셈이 된다. 외교 전문가는 "만일 중국 정부가 에너지 무역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추진한다면, 미국 사업에 어려움을 주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무역전쟁은 양국이 공동의 이해관계를 발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목록에서 한 가지 선택지를 제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과 6주 전 미국 사회과학 연구소인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 중국과 미국 사이의 천연가스 교역이 급성장하면서, 양국 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었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확전 국면에 들어선 오늘, 이 시나리오는 힘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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