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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암호화폐 시장 新 3강 부상... "韓 골든타임 놓칠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05 14:33

태국 ‘암호화폐 법안’ 통과...주요 암호화폐 7종 명시
태국 금융기업, 거래소 개설 움직임
중국, 일본은 정비 후 시장 선점할 듯
암호화폐 주도권 한·중·일서 동남아로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조아라 기자] 태국 정부가 암호화폐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이 재편될 조짐이다. 지난해까지 한중일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수기를 이뤘지만 정부 규제를 틈타 싱가폴과 홍콩 등 동남아로 자금이 쏠리는 가운데 태국도 정비에 나선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아시아 허브의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탄식이 쏟아진다.


◇ 암호화폐·ICO 자금, 동남아로 몰려

미국 경제 미디어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일 태국 정부는 암호화폐와 디지털 토큰을 정의하는 ‘디지털 자산법(Digital Asset Business Decree)’을 통과시켰다. 암호화폐에 정당성과 합법성을 부여해 새로운 수익창출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공개(ICO)와 거래를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 이더리움 클래식, 라이트코인, 스텔라, 리플 등 7개 암호화폐로 지정한 점이 눈에 띈다. 태국 금융기관도 암호화폐 거래소 개설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외 ICO 마케팅 관계자는 "태국이 거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는 점은 시장이 커질 가능성을 지녔다는 뜻이다. 매우 좋은 소식으로 많은 업체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수 이더랩 소장은 "태국이 영향력있는 국가는 아니라 신중하게 지켜봐야 하지만 그동안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해온 국가 중 하나"라고 답했다. 

싱가폴과 홍콩이 아시아 블록체인 허브로 자리 잡은 데 이어 태국 정부가 이에 가세하자, 한국이 시장을 선점할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빈 오픈블록체인포럼 대표는 "94년도에 인터넷 시대가 도래했다. 지금도 큰 변화 중심에 있다.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투기적 성향은 바로잡되 건전한 방향으로 시장을 살려야 한다. 정부의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스위스에 이어 세계 3위 ICO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그 뒤를 홍콩이 바짝 뒤쫓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과 대만도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시아 암호화폐 시장은 한중일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이후 중국 정부가 ICO를 비롯해 모든 거래소를 금지하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거래소 폐쇄 발언’으로 한국시장이 위축되자 블록체인 업체들이 대거 싱가폴과 홍콩으로 몰려들었다. 최근 일본 금융당국이 거래소 비트플라이어에 행정처분을 내리고 코인체크에 익명성 코인 상장 폐지 명령을 내리는 등 거래소를 압박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 "중국·일본 ‘기지개’ 피면 한국 늦는다" 

하지만 중국은 연내에 암호화폐와 ICO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도 금융당국이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거래소 보안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3보 전진을 위해 한발 물러났다는 평가다. 

해외에서 ICO를 성공적으로 마친 한 블록체인 개발사 대표는 "중국은 문을 닫고 있지만 언제든지 시장을 선점할 준비가 돼 있다. 중국이 거래소 운영을 허가하고 자금을 유치하기 시작하면 그 규모는 상상이 어려울 정도"라면서 "한국은 이대로 가다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은 관련 대책이 전무한 수준이다. 금융기관의 거래소 확인 의무가 유일하다. ICO 마케팅 관계자는 "제대로 된 정부 규제가 없다 보니 ICO 검증이나 시장 진출에 대한 시스템이 전무해 시장의 매력은 크지 않은 편"이라며 "법적 공백이 커 ICO 사기 업체가 둥지 틀기 좋다"고 지적했다. 

장우 블록체인 아카데미 부원장은 "한국의 시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 한국을 빼고 ICO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도 "한국이 폐쇄적이라는 데서 나아가 아예 규제가 없는 상태다. 어떤 형태로건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그에 맞춰 비즈니스를 하면 된다. 한국에서 잠재적인 리스크를 안고 사업을 하느니 싱가폴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블록체인을 연구해온 전문가는 "한국이 ICO의 중심이 될 기회가 많았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본 국가들은 이 틈에 제도를 정비하고 시장을 키워 세계적인 투자를 받아 성장하고 있다. 한국이 다시 오지 않을 큰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통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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