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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수현태양광발전소 소장 |
[김지석 수현태양광발전소 소장] 유가가 오르면서 자동차 몰기가 부담스럽다는 말이 많다. 저성장에, 고령화에 기름값까지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본인을 포함해 전기자동차(이하 전기차) 사용자들은 고유가 관련 뉴스가 영 와닿지 않는다.
항상 그래왔듯이 휘발유 가격은 등락을 반복한다. 2008년말 리터당 2000원 수준을 유지하다 1300원대로 잠시 급락한 뒤 다시 치솟아 2011년말∼2014년 중순까지는 1900원대를 유지했다. 휘발유 가격은 2014년말부터 다시 급락하기 시작해 2015년 중순∼지난해 중순까지 1400원대를 유지했다. 그런데 다시 슬금슬금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달 현재 1600원대까지 올라왔다.
유가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정유사, 정부 세금 정책을 문제 삼는다. 심지어 주유소 사장까지 비판한다. 일부 사람들은 LPG 자동차나 경차로 자동차를 바꿀까 고민한다. 그래도 결국 자기가 타고 다니던 차를 타며 한 달에 몇 만원씩 더 지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선택지가 별로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란 판단 때문이다.
전기차 사용자는 고유가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 본인은 지난해 4월 국산 준중형 전기차를 구입해 1년 조금 넘게 몰고 다녔다. 거리도 1만㎞ 남짓한 거리를 몰았다. 충전비용으로 얼마나 지출했는지 계산해보니 9만 5000원 정도였다. 1㎞ 주행에 10원 정도를 낸 셈이다.
유가는 오르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 요금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전기를 만드는 데 석유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은 탓이다. 다만 전기차 충전비는 어떤 시설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시설은 환경부가 설치한 공용 급속충전기다. 공용 급속충전기의 충전 요금은 2016년까지 1킬로와트시(kWh) 당 313.1원이었는데 지난해 전기차 저변 확대를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173.8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환경부에서 제휴하는 그린카드로 결제하면 50% 할인을 적용 받아 1kWh 당 86.9원으로 또 절반 가량 줄어든다. 이 요금을 적용하면 30kWh를 충전하는데 2607원이 드는데 이렇게 충전한 전기로 240㎞ 정도 주행이 가능하다. 1㎞ 주행에 10.8원이 드는 꼴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전기차 충전비는 한밤중에 완속 충전기로 천천히 충전하면 더 싸다. 한여름 열대야가 심할 때나 한겨울 혹한 때가 아니라면 밤에는 전기가 남아돌아 매우 싸게 공급되기 때문이다. 실제 가장 싼 충전 요금은 현재 1kWh 당 39.4원이다. 30kWh를 충전하는 데 1182원이면 된다. 1㎞에 5원꼴이다. 심야에 완속 충전하는 방식으로만 전기차를 운영한다면 1년에 7∼8만원 정도로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다. 한 달이 아니라 1년 값이다.
휘발유차나 경유차, LPG차를 모는 사람들은 1년에 10만 원도 안 되는 충전비에 감탄한다. 재미있는 건 전기차 오너의 세계에서 1㎞에 10원의 충전비를 지불하는 나 같은 사람은 초보에 속한다는 거다. 전기차를 합법적으로 공짜로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환경부 급속충전기가 신규로 설치되면 한두 달 가량 시험 운영을 하는데 이 기간에는 충전비를 일체 받지 않는다. 일부 자동차 대리점은 주차장에 완속충전기가 있는데 자동차가 해당 회사 제품일 경우 공짜 충전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전기차 소유주를 위한 신용카드도 출시됐는데 매월 일정 금액을 사용하면 월 2만 원 정도까지 충전 요금을 대신 납부해주기도 한다. 이러한 혜택을 최대로 활용하면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전기차 운행이 가능하다.
주변에 전기차를 권하면 여전히 아직 시기상조라며 손사래 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고유가에 힘들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경제력 여유가 많은 사람들인가 싶다. 전기차 오너가 돼보니 리터당 700원 수준인 LPG도 너무 비싸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