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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25일에도 고인을 애도하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진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전 총리 추서 문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준비되는 대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유족에게 예우를 갖춰 애도를 표하라"고 김 행안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의 조문은 이것으로 갈음한다"며 문 대통령이 직접 조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조문을 하지 않기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는 취임하고 나서 조문을 간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 대통령의 조문 여부에 대해 "대통령의 동정에 대해 총리가 함부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으나 오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과 관련, ‘총리의 언급에 대해 청와대가 총리실에 의견을 전달한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없다"고 답했다.
핵심관계자는 훈장 추서에 대해서도 "최근 돌아가신 전직 총리 네 분 가운데 이영덕 남덕우 두 분의 전직 총리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 받았고, 박태준 전 총리는 청조근정훈장을 추서 받았다. 강영훈 전 총리는 훈장을 추서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와 남 전 총리는 일반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무궁화장을 받은 것이고, 박 전 총리는 생전에 무궁화장을 받았기 때문에 공직자가 받는 청조근정훈장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강 전 총리는 생전에 무궁화장을 받아, 돌아가신 뒤에는 훈장을 추서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 밖에 노무현 정부 이후 현재까지 총리를 지낸 10분은 모두 살아계신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총리에 대한 훈장추서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과거 사례를 들어 청와대의 입장을 설명한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참고하라고 말씀을 드린 것이다. (해석은) 언론인의 몫으로 남기겠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정의당에서는 훈장 추서를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훈장을 줘서는 안 된다는 국민청원도 올라오고 있다’는 질문이 재차 나오자 "여러 의견이 있는데, 그 의견을 다 고려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이해해 달라"라고 밝혔다.
‘훈장 추서의 근거가 되는 김 전 총리의 공적이 뭐라고 보느냐’라는 물음도 나왔지만,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린 말씀 정도로 받아들여 달라"라고만 답했다.
한편, 지난 23일부터 빈소를 지켰던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상주역할을 하며 조문객을 맞았다.
오전 10시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측근인 손주환 전 공보처 장관이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손 전 장관은 유족들에게 "노 (전) 대통령이 와병 중이셔서 직접 오지 못하셨지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와 정치 활동을 함께했던 이인제 전 의원도 아침 일찍 빈소를 찾았다. 이 전 의원은 조문 이후 기자들에게 "민주화 과정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셨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애쓰신 현대사의 큰 별이 지셨다"고 애도했다. 그는 또 "항상 긍정적인 시각으로 역사를 보고 미래를 통찰하신 분"이라면서 "서로 비난하고 부정하는 현재 우리 정치에서 그분의 따뜻한 시각과 통찰력이 교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도 오전 조문했다. 이 대표는 "현대사에 큰 굴곡의 역사를 만든 분의 가시는 길을 애도하고자 왔다"고 말했고, 노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이제 박정희 시대와 전면적으로 작별하는 순간인 것 같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빈소에는 이 밖에도 정원식 전 총리와 이현재 전 부총리, 한국당 전희경·조훈현 의원,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등이 찾아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