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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의 車스토리] 테슬라, 최대 리스크는 머스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6.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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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S. (사진=테슬라)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 미국의 전기자동차 제작사 테슬라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해줘야 할 보급형 전기차 ‘모델 3’의 생산이 1년 가까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인데요. 테슬라는 지난 2003년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약 7억 8500만 달러(약 8500억 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현금 보유량이 바닥나는 반면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테슬라는 3500여명의 임직원을 감원하겠다는 구조조정안을 내놨습니다. 전체 인력의 10% 수준인데요. 미래 성장성을 반영해 승승장구하던 주가도 떨어지는 그림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주식 7만 5000주를 약 2500만 달러(약 270억 원)에 사들이며 방어에 나섰습니다.

# 시장에서 테슬라의 ‘파산설’이 도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월가에서는 이미 복수의 전문가들이 테슬라가 연내 큰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모델 3 출고가 계속해서 늦어지며 북미를 중심으로 대규모 계약 취소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고요. 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수년간 급등세를 보여 영업 마진도 크게 줄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서 테슬라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 관련 사고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사망 사고가 계속되며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 입니다.

#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테슬라가 휘청이자 자연스럽게 시장의 이목이 일론 머스크 CEO를 향하고 있습니다. 사실 머스크 CEO는 오늘날 테슬라를 만든 1등 공신입니다. 창립 멤버는 아니지만 천문학적인 사재를 털어 회사에 투입했고, 뛰어난 마케팅 기술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으니까요.

그간 머스크 CEO가 구사한 전략은 ‘거짓말 마케팅’입니다. 멋진 미래 청사진을 일단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계약금을 모으는 것입니다. 이후 그 돈으로 차량을 개발합니다. 고객들은 ‘혁신’이라는 포장지에 반해 과감하게 지갑을 엽니다. 테슬라는 로드스터, 모델 S, 모델 X 등 주요 차종을 내놓으며 단 한 차례도 출시 시기에 대한 약속을 지킨 적이 없습니다. 계약금을 내고 1~2년씩 기다렸던 고객들은 차량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를 용인했습니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다릅니다. 기존 완성차 회사들이 전기차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기술 격차가 줄었습니다. 수백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기존 업체들이 양질의 전기차를 찍어내는 동안 테슬라는 영업적자와 생산차질에 허덕였습니다. 국내에서도 2016년부터 모델 3에 계약금을 냈던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요. 내년까지도 이 차를 받을 수 없습니다. 모델 3의 성능은 이미 판매 중인 쉐보레 볼트 EV나 코나 EV와 대동소이합니다. 대규모 계약 취소 사태가 일어나는 이유입니다.

# 상황이 이렇자 어느새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최대 리스크(risk)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짓말 마케팅’이 도를 넘어서며 신뢰를 잃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초 계약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내놓은 신형 로드스터와 전기버스는 업계에서 ‘사실상 사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출시 시기를 절대 맞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죠.

최근에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통해 "8월까지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 갖출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머스크는 2016년부터 틈만 나면 ‘완벽한 자율주행’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있는데요. 기술적으로 2040년까지 개발할 수 없는 기능을 ‘거짓말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오토파일럿 기능을 업데이트한다는 것을 과장되게 말한 것입니다.

테슬라가 기로에 섰습니다. 중국 자본이 테슬라를 인수한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새 나옵니다.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뒤 약속을 계속해서 미루는 ‘거짓말 마케팅’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테슬라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머스크 리스크’를 이겨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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