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3년 안에 전기차 판매 3배 증가 전망"…고유가에 기름 붓나?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6.03 21: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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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러스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에 피아트 전기차가 충전 중이다.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전기자동차(EV)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기차 시대가 본격 도래할 전망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앞으로 3년 안에 3배 급증한 400만 대에 이르고, 2030년 2150만대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전국 휘발유 값이 1리터에 평균 1600원을 넘어서는 등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대가 고유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면 세계 원유 수요에 상당수를 차지하는 수송부문 연료 수요가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를 발표하고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 해 1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대비 56% 급증한 수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IEA는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은 몇 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낮은 수준에서 기인한 것이었다"며 "절대적인 판매 수치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 해 300만대에 불과했던 전세계 총 전기차 수가 2년 안에 1300만대로 세 배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버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해 중국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전기버스가 37만대로 급증했다.

배터리 가격의 하락은 전기차 판매량을 가속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배터리의 높은 비용은 전기차 가격이 전통적인 휘발유, 디젤차보다 더 비싼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따라서 지속적인 배터리 가격의 하락이 전기차의 성공을 가로지르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2013∼2017년 중국, 유럽, 미국 등 세계 전기차 보급 속도. BEV(배터리 전기차), BEV+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 (단위=1백만대, 표=IEA)


‘전기차 천국’ 노르웨이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39%에 달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전기차 시장이 발달한 국가다. 반면, 중국은 전기차 점유율은 낮지만 절대적인 수치 면에서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고 있다.

IEA가 언급했듯이, 전기차를 가장 성공적으로 보급한 국가들은 공공 조달 프로그램, 재정적 인센티브, 연료경제 기준, 배기가스 제한 등 정책적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노르웨이는 단 몇 년만에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40% 가까이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전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노르웨이 당국은 전기차 구매자에게 부가가치세와 등록세, 유료 도료 통행료를 면제하고 세금 환급을 제공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세금제도 개혁 이후 전기차의 시장점유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기차 판매량이 정책과 강력하게 연계돼 있음을 시사한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통내연기관엔진 차량 판매를 금지할 계획인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2040년, 스코틀랜드 2032년, 아일랜드,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2030년,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휘발유, 디젤차 판매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로스앤젤러스, 파리, 로마, 런던, 케이프타운, 멕시코시티 등 전세계 주요 도시들 역시 휘발유와 디젤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2030년까지 판매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전기차가 최소 정책적 지원에 의해 좌우될 때까지는 전기차 비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휘발유와 디젤에 대한 규제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추세는 명확해 보인다.

기존 정책과 향후 발표될 정책을 포함하는 IEA의 주요 시나리오는 2030년까지 도로 위 전기차가 1억25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더 공격적인 기후변화 정책이 적용될 경우 전망치는 2억200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2017∼2030년 도로위 전기차 수. 새 정책을 적용한 시나리오, EV30@30 시나리오. (단위=1백만대, 표=IEA)


지난 해 도로 위를 주행 중인 전기차 300만대는 이미 일일 원유수요 38만 배럴을 대체했으며, 2030년까지 257만 배럴, 더 공격적인 기후변화 시나리오 아래에서는 474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닉 커닝엄 오일프라이스 닷컴 원유 전문 연구원은 "1억 배럴 규모의 원유시장에서 전기차가 영향을 미치는 수백만 배럴을 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유가는 통상 마진에 의해 결정된다. 실제 미국 셰일업체들이 2010년대 초반 하루 400만 배럴에 원유수요를 시장에 추가하자 유가는 4분의 1 수준으로 완전히 붕괴됐다. 석유 수요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게 되면 (다소 영구적으로) 유가에 강한 하방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주 발간된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역시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BNEF는 전통내연기관차량이 10년 안에 전통내연기관차량과의 가격경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2040년까지 자동차 판매량의 대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가 늘면서 휘발유 자동차 수요는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 5t 이하 트럭 등을 포함한 경량 자동차의 휘발유 소비는 2040년까지 하루 710만 배럴 감소해 전체 감소량의 88%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디젤 수요도 10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차량 호출 및 공유, 자율 주행 기술 등을 포함한 지능형 자동차도 원유 수요를 하루 48만 배럴 상쇄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커닝엄 연구원은 "중장기를 전망하는 작업은 본질적으로 추측에 기인하는 만큼, BNEF, IEA 등 주요 기관의 전망치는 분명 에누리해서 들을 필요가 있다"면서도 "정확한 수치를 계산하는 건 초점에서 벗어나 있다. 핵심은 ‘전기차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증가하는 전기차 숫자가 원유 수요를 삭감할 것’이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커닝엄은 "전기차 혁명의 속도에 관한 논의할 수는 있겠으나,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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