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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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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반자율주행 '혼다 센싱' 장착한 어코드 "알아서 잘 달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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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출시한 중형 세단 신형 어코드 외관. (사진=에너지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혼다에서 주력 차종으로 자리매김한 어코드가 10세대 시대를 열면서 디자인, 성능,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새로워졌다. 특히 그간 어코드 모델에선 볼 수 없었던 반자율주행 기능 ‘혼다 센싱(Honda Sensing)’이 최초로 탑재됐다. 업그레이드된 혼다 센싱을 상위 트림에 장착함으로써 첨단 기술과 속도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것.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개최된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혼다코리아가 매달 1000대씩 판매해 올해 판매목표 6000대를 달성하겠다고 자신한 신형 어코드를 만났다. 시승은 어코드에 적용된 혼다 센싱 작동 및 편의 정도와 스포츠 트림에서 구현된 중행성능에 맞춰서 진행했다. 주행 코스는 양평 블룸비스타에서 출발해 중부내륙 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경유해 이천 테이크그린 카페를 오가는 약 51.97km 구간으로 구성됐다.

◇‘혼다 센싱’으로 편하고 안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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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출시한 중형 세단 신형 어코드 외관. (사진=에너지경제)

혼다 센싱이란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외부상황 인지 및 사고예방을 돕는 최첨단 차세대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차에 장착된 레이더와 카메라가 도로와 주변의 각종 정보를 수집해 차량 간 거리 및 차선유지, 사고 방지, 충격 완화 등 다양한 주행 상황에 개입한다. 신형 어코드에 적용된 사양은 속도와 방향을 스스로 제어해 직진주로에서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2단계에 해당한다.

앞서 혼다 오딧세이, 파일럿 모델에 한해 적용됐던 혼다 센싱이 어코드 차종에 처음으로 탑재된 만큼 정속을 유지하는 구간에 들어서자 마자 혼다 센싱 기능을 사용했다. 신형 어코드의 혼다 센싱은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저속 추종 장치(ACC with Low Speed Follow),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 차선 이탈 경감시스템(RDM), 오토 하이빔(Auto High Beam) 등으로 구성됐다.

사용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운전대 중앙부에 자리잡은 ‘메인(MAIN)’ 버튼을 오른손 엄지 손가락으로 누르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후 원하는 속도에 맞추서 ‘세팅(SET)’ 버튼을 눌러주기만 하면 설정 끝. ACC 작동 조건에 맞는 차량속도는 최소 30km/h에서 최대 180km/h로, 비교적 넓은 편이다.

ACC 기능은 정속 주행을 해야 하는 상황과 차량 정체로 인해 가다 서기를 반복, 지속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밟고 있어야 하는 구간에서 제 기능을 탁월하게 발휘했다. 앞차 간 차간 거리를 조절하면서 차량이 스스로 주행을 해나가는데, 사람이 제어하는 감각과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웬만한 코너 구간도 무리 없이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조석에 앉은 기자조차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고 있는지 느끼지 못했을 정도.

여기에 차선 유지 보조(LKAS) 기능도 함께 적용하니 운전대 버튼만으로 차량 제어가 가능해졌다. 총 4단계로 나눠서 조절이 가능한 차량 간격(최대감지 범위: 120m)과 속도를 설정한 상태에서 차선 유지까지 알아서 이뤄지니, 말 그대로 자율주행이 펼쳐졌다. 현행 법에 의거해 운전대에서 손을 떼면 10초 안팎으로 다시 운전대를 파지하라는 노란색 경고 메시지가 헤드업 디스플레이로 점등될 뿐, 차량이 방향감을 잃고 위험하게 흔들린다거나 하진 않았다. 차선 유지 기능은 과감하게 운행에 개입하지 않고 부드럽게 보조해주는 식으로 세팅돼 주행 내내 사용했는 데도 불구,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저속 추종 장치를 갖춘 덕분에 멈춘 이후 다시 출발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능을 다시 설정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무척 편했다. 최소 차량속도(30km/h) 이하로 주행할 수밖에 없는 정체 구간에서 ACC 기능을 작동하면 최대 차량속도가 30km/h 수준으로 맞춰진다. 차량이 멈췄을 경우, 굳이 페달을 사용할 필요 없이 다시 세팅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앞차까지 이동이 가능했다. 앞차 간 간격이 좁혀지면 자동으로 브레이크 페달이 내려가 멈추는 기능 역시 믿을만 했다.

다만, 100% 신뢰하는 것은 여전히 금물이다. 혼다 센싱이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일 뿐더러, 내장된 내비게이션과 연동되지 않아 자칫 도로규정을 어길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이미 내비게이션과 연동한 주행 보조 시스템을 갖췄지만, 어코드에 적용된 혼다 센싱은 아직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스포츠 모델다운 가속력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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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출시한 중형 세단 신형 어코드 외관. (사진=에너지경제)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는 이름 값을 톡톡히 해내는 모델이었다. 외관은 저중심 설계를 적용해 한층 낮아지면서도 길어진 전폭과 휠베이스로 맵시 있게 디자인됐다. 얇고 날카롭게 설계된 전면부 풀 LED 헤드램프는 가느다란 정도가 현대자동차 코나의 그것보다 심했다.

특히, 스포츠란 명칭이 붙은 만큼 가속력이 무엇보다 강하고 남달랐다. 이 차량은 직분사 브이텍 터보 엔진과 혼다가 독자 개발한 동급 최초 10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56마력, 최대토크 37.7kg·m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10.8km/ℓ(도심 9.3km/ℓ, 고속 13.5 km/ℓ)로 준수한 편이다.

가속 페달을 밟자 변속되는 느낌조차 없이 어코드가 고속도로를 쭉 치고 나갔다. 기존 모델에 적용한 6단 변속기보다 변속이 한층 부드럽게 진행됐다. 풍절음과 노면 소음에도 신경쓴 탓인지 속도 대비 내부로 유입되는 소음이 적었다. 덕분에 고급 세단에서 맞본 정숙한 분위기가 그대로 구현됐다. 아울러 적재적소에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이 탑재돼 안정적인 주행까지 가능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열선 스티어링 휠과 통풍 시트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 시원한 가속력만큼 실내에서도 쾌적한 기분을 즐기고 싶었지만 에어컨만으로 이를 충족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신형 어코드는 이밖에 △원격 시동장치와 워크 어웨이 락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오토 파워폴딩 아웃사이드 미러 △레인 와치(Lane watch)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지원한다.

기자가 시승한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가격은 4290만 원이다. 혼다 센싱이 적용되지 않은 어코드 1.5 터보 가격은 3640만 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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