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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다. 2018년 대한민국에서 먹을 음식이 없어 고통 받거나 입을 옷이 없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뛰어 넘은 지는 오래다. 누군가는 수십억 원의 아파트에서 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수십 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2030세대는 여전히 집이 없다.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을 가지면", "결혼을 하면" 주거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생각은 접었다. 집이 없어 고통 받는 20~30대의 집 이야기를 들어봤다.
◇ 취준생인데...월세만 매달 40만원
3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A씨(31세, 남)씨는 매달 지출되는 월세가 가장 큰 부담이다.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부모님께 월세와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다 공무원 시험으로 선회한지 1년이 지났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A씨는 "몇 년째 취업을 못하고 있는 것도 죄송스러운데 매달 수십 만 원의 생활비를 받아 써야 하니 눈치가 많이 보인다"며 "먹는 거나 옷 사는건 아낄 수 있지만, 월세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창문 하나가 있는 집인데, 바로 앞에 큰 건물이 있어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보다 더 싼 가격은 찾기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 "전세 살아도 이사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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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주택단지.(사진=신보훈 기자) |
직장생활 3년차인 B씨(29세, 여)는 최근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마련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아 무리해서 대출을 받았지만, 자금사정상 아파트를 구하지는 못했다. 작은 빌라를 전세로 들어갔지만 돌아오는 계약 만기가 벌써 부터 걱정이다.
B씨는 "빌라 전세금까지는 대출 받아 마련했는데, 내년 2월 만기라 어디로 이사가야할지 생각을 하고 있다"며 "부동산 어플리케이션으로 매물을 알아봐도 허위매물이 많고, 물건이 있어도 한번 쯤은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하는데 직장인들은 주말에 밖에 시간이 안 된다. 그래서 이사 한번 하려면 2~3개월은 걸린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주택제도가 있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일이 챙기기도 쉽지 않다. "SH공사에서 제공하는 주택이나 행복주택 제도를 알고는 있지만 계속 공고를 확인하고, 서류를 내는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며 "조건도 까다로운데 일을 하면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 신혼집 구하기는 쉽나요?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뒤 8번의 이사를 경험한 C씨(28세, 여)는 오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잦은 이사로 지칠 대로 지쳐 일찌감치 신혼집 계약을 완료했다. 부모님들이 마련해 준 전세 보증금 2억 원이 없었다면 이마저도 힘들었겠지만, 운이 좋았다.
C씨는 "아버님께서 전세 보증금을 지원해 주셔서 빌라 전셋집을 마련했다"며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진입장벽은 높았다. 대출을 받더라도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컸다. "아파트를 마련하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 났다"며 "솔직히 결혼을 준비하면서 다른 부담은 없었는데 집이 가장 문제고, 집이 해결 안 되면 불행한 시작이 될 수밖에 없다. 집 마련이 결혼 준비에 80%는 차지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에너지경제신문 신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