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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제x세종예술시장 소소’ 아티스트 상점. |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게임이 대중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뮤지컬, 콘서트를 넘어 최근엔 안방 프로그램으로까지 영역을 늘리며 무한확장중이다. 게임은 몰입도 높은 스토리와 영상, 음악, 그림, 캐릭터 등 수많은 요소를 품고 있는 문화콘텐츠로 꼽힌다. 현재의 게임은 다양한 플랫폼 및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생명을 연장시켜 나가고 있고, 그 중심엔 바로 지적재산권(IP)이 자리 잡고 있다.
◇ PC·모바일 넘어 안방으로…온라인 넘어 오프라인으로
지적재산권은 다른 말로 지적소유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정신적 창작활동 소산에 대한 재산권을 일컫는 말이다. 문예, 학문, 미술 등 문화적 창작은 물론 발명, 고안, 디자인 등 영업상 재산권도 IP 범주에 포함된다. 보호기간은 기본적으로 저작자가 생존하는 동안과 사망 후 50년간 보호되도록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게임 IP가 중심이 된 게임산업과 이종 콘텐츠산업과의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간엔 게임 IP를 활용한 후속작 개발, 외부 게임사와의 IP 계약, IP 캐릭터 사업 수준이었다면 최근엔 드라마, 예능을 가리지 않고 각종 방송 콘텐츠에 게임 요소가 접목되고 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게임과 K팝을 결합한 색다른 시도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 초 발표한 ‘2018년 콘텐츠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6.0% 늘어난 12조 8000억 원, 수출은 8.4% 확대된 40억 8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게임 IP 외연확대를 통한 로열티 수익도 상당 부분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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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IP로 만들어진 MBC 새 주말 예능 ‘두니아’. |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내달 초 첫 방송 예정인 MBC 새 주말 예능프로그램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가 꼽힌다. 이 방송은 넥슨의 모바일게임 ‘야생의땅:듀랑고’를 원작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국내 게임이 지상파 방송사를 통해 예능으로 제작된 최초의 사례다.
이 프로그램은 ‘듀랑고’ 콘셉트처럼 가상의 세계 ‘두니아’에 떨어진 10인의 출연자들이 만들어 나가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송의 원작인 ‘야생의땅:듀랑고’는 올 1월 출시된 넥슨의 야심작으로, 알 수 없는 사고로 현대지구에서 공룡시대로 넘어온 플레이어들이 거친 환경을 개척하며 가상사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내용의 게임이다. 참신한 소재와 무한한 결과가 주어지는 게임성으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물론 출시 직후엔 양대마켓 인기순위 1위를 휩쓰는 등 저력을 뽐내기도 했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문화예술 공연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를 소재로 한 오케스트라 공연이 예술의전당에서 올려졌으며, 엔씨소프트는 과거 인기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 대표 캐릭터인 ‘진서연’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라이엇게임즈는 국내 미술작가들과 함께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배경과 챔피언을 소재로 한 십장생도, 정물화, 초상화 등의 작품을 선보인 사례도 있다.
◇ IP 인지도 확대에 골몰…신규수익 창출 ‘지렛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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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앤소울’ IP 기반의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OSMU)’의 파워는 바로 IP에서 나온다. 넥슨 사령탑에 앉은 이정헌 넥슨 신임 대표가 최근 국내 미디어와 가진 간담회에서 ‘위대한 신규 IP 발굴’을 임기 내 목표로 꼽은 배경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사실 게임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다양한 분야로의 자사 IP 확장을 끊임 없이 시도해왔다.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학용품, 만화책 등 일찍부터 IP 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넥슨은 게임 IP로 2차 창작물을 선보이는 ‘넥슨콘텐츠축제(네코제)’를 벌써 5회째 준비중이다. 네코제는 유저 아티스트들이 게임 캐릭터와 음악, 스토리를 활용해 제작한 2차 창작물을 교류할 수 있는 행사로, 이미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대표적인 서브컬처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네코제에 참가한 창작자 아티스트들은 700여 명, 넥슨의 게임 IP를 활용해 팬들이 직접 만든 액세서리·피규어·그림·인형 등은 5만7000점에 달한다.
해외에서 잘 나가는 컴투스는 올 1월 미국의 완구제작 유통기업 펀코와 손잡고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를 완구로 만드는 IP 계약을 체결했다.
펀코는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와 같은 할리우드 대형 IP들과 영화, 애니케이션 등 콘텐츠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한국 게임사 중에 이 회사와 협력한 곳은 컴투스가 처음이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IP는 펀코를 통해 피규어, 의류,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상품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또 앞서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6편 분량의 애니메이션 ‘애니팡 프렌즈’를 제작해 투니버스 등 케이블TV와 유튜브 등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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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OST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공연 현장. |
게임사들이 게임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IP 외연 확대에 나서는 까닭은 간단하다. 게임에서 비롯된 이야깃거리가 새로운 수익 창출의 지렛대 역할을 함과 동시에 기존 게임으로도 재유입되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의 인기는 시장 트렌드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데 반해 IP의 경우 한 번 쌓아둔 이미지나 인지도에 따라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대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기업들은 이전부터 창의적인 요소를 예능, 영화, 뮤지컬, 콘서트 등으로 확장시켜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면서 "대중에 더욱 친숙한 플랫폼에 게임을 결합해 나가는 노력들이 게임의 긍정적인 이미지 확산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