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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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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달러 치솟자…글로벌 자금 신흥시장서 발뺀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5.04 15:08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미국의 잇단 금리인상과 그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신흥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발을 빼는가 하면 주식시장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시장 화폐가치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신흥시장의 채권과 주식에 투자된 자본들이 2주 연속으로 빠져나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신흥시장의 채권 및 주식시장에서 2주 연속으로 돈이 빠져나간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장조사업체인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 2일 기준으로, 그 이전 일주일 동안 신흥시장 채권시장에서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FT는 투자자들이 이처럼 신흥시장 채권 시장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달러 강세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지난 4월 초 이후 2.7%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격을 나타내는 달러지수(dollar index)는 2일 장중 92.66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화 강세의 여파로 신흥시장 통화가치는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초 이후 JP모건의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달러대비 4.2% 떨어졌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9.4%나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화와 멕시코 페소화는 각각 6.3%, 4.6%씩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인 페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지난 6일 동안 금리를 두 번이나 올렸다. 지난달 27일과 3일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각각 3%포인트 인상해 33.25%로 조정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최근 50억 달러(약 5조원) 이상을 쏟아 붓는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페소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자 채 일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두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달러화 강세는 미 국채 수익률도 끌어올리고 있다. 3일 현재 10년 물 미 국채 수익률은 올 들어 55bp(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오른 2.95를 기록하고 있다. 10년 물 미 국채 수익률은 4월 말 몇 차례 3%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신흥시장의 채권 투자는 매력을 잃기 시작했다. UBS 애셋매니지먼트의 신흥시장 투자 담당인 페데리코 카우네(Federico Kaune)는 "지난해 신흥시장은 모든 게 좋았다. 그러나 10년 물 미 국채 수익률이 3%선을 넘어서면서 (신흥시장) 투자자들이 겁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만일 미 국채 수익률이 다시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다시 신흥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 애셋매니지먼트의 신흥시장 투자 펀드에는 올들어 3억3300만 달러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진 규모다. UBS 애셋매니지먼트는 지난해 1월 한 달 동안에만 53억 달러 규모의 신흥시장 투자펀드를 유치했다.

개발도상국 주식시장 움직임을 보여주는 FTSE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 1월 이후 현재까지 11% 떨어졌다.

EPFR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남미 주식시장에서 지난 한 주 동안 1억2900만 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기관들은 아시아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투자 전망을 내놓고 있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스의 맥스 고크만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오는 10월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아르헨티나는 변동성이 심하다. 멕시코는 7월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이런 상황들은 변동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신흥시장 펀더멘탈의 그림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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