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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빈 회장 야심 담은 '스토브' 론칭 3년…돈 먹는 하마 전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5.0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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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의 야심작 ‘스토브(STOVE)’가 론칭 3년째 표류하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2016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까지 시켰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손실만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스토브’는 지난해 8억9500만 원의 연매출과 224억3900만 원의 순손실을 냈다. 매출의 경우 전년(1억9700만 원)에 비해 4배 이상 늘었지만, 순손실 폭 또한 3배 이상 키우면서 사실상 내실 없는 외형성장을 한 셈이다. 2016년 8월 분사 이후 작년까지의 이 회사 누적 매출과 누적 손실은 각각 10억9200만원, 291억6800만 원이다.

스마일게이트 스토브는 2015년 6월 권 회장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출범시킨 조직이다.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는데 필요한 인증, 빌링, 고객관리 등의 시스템을 제공하는 모바일 전문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야심 찼던 계획과 달리 이렇다 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는 데 실패했다.

권 회장의 도전은 계속됐다. 이듬해 8월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하면서 스토브 조직을 ‘스마일게이트 스토브’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고, 창업주인 권 회장과 그룹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양동기 대표가 직접 각자 대표 체제로 지휘봉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권 회장이 사업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했다. 스토브 성공에 대한 그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으로도 해석됐다. 

실제 스마일게이트 스토브는 분사 이후 모바일게임을 넘어 온라인게임, VR 콘텐츠 등을 포괄하는 통합형 플랫폼으로 확장에 주력했다. 모바일게임과 더불어 ‘크로스파이어’, ‘테일즈런너’, ‘소울워커’ 등 3종의 온라인게임을 스토브에서 서비스하도록 체제를 바꿨다. 사업 확장에 따라 직원 수도 200여 명으로 크게 늘렸다. 

하지만 이 게임들을 합쳐도 5월 현재 스토브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은 단 10종 뿐이다. 플랫폼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미 벌어 들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은 데다가, 플랫폼 영향력도 낮아 대형 개발 파트너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스마일게이트 그룹 측은 스마일게이트RPG와 스마일게이트 메가랩에서 개발중인 대형 온라인 MMORPG ‘로스트아크’와 VR게임 콘텐츠 수급을 통해 점진적인 스토브표 라인업 확대와 영향력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최근 스토브 내에 추가한 웹툰 창작 서비스 ‘툰스푼’을 통해 커뮤니티 활성화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스토브는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그리고 소셜기능까지 포함한 전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으로, 아직까지는 성과보다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라면서 "앞으로 ‘로스트아크’ 등 게임 라인업 확충과 더불어 툰스푼 확대 등이 어우러지면 본격적인 성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스토브는 권 회장이 직접 사업을 챙길 만큼 큰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라며 "그러나 모바일게임 이용자들의 플랫폼 의존도가 예전보다 줄어든 데다가, (스마일게이트는)시장 진입 자체도 늦었던 터라 단기간 내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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