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View] 에너지 자립섬이 무너지고 있다

이현정 기자 kotrapeople@ekn.kr 2018.05.04 08: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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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수익성 평가 못해
한전출신 신재생 무관심?
REC 가중치도 확정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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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에너피아 홈페이지. 현재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



에너지 자립섬이 무너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이 추진했던 에너지 자립섬은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자급자족하자는 정부 프로젝트였다. 이후 주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관리 소홀, 수익성 여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문제 등이 복잡하게 엮이면서 표류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에너지 자립섬이란 섬 지역의 디젤발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사업을 말한다. 정부는 2015년 2월 디젤발전기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섬 지역에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도록 에너지 자립섬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이 바탕이 돼 해외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자립섬 사업의 대상지역으로는 울릉도, 덕적도(인천 옹진), 조도(전남 진도), 거문도(전남 여수), 삽시도(충남 보령), 추자도(제주) 등 6개 섬이 선정됐다. 사업자는 울릉에너피아(울릉도), KT 컨소시엄(덕적도), LG CNS 컨소시엄(조도, 거문도), 우진산전(삽시도), 포스코 컨소시엄(추자도) 등이다.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가 추진된 배경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박근혜정권은 "전 지구적 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이번 총회에서 신(新)기후체제를 반드시 출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박 정권은 제주도에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를 100% 보급해 ‘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으로 전환해 2030년까지 100조 원의 신시장과 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자립섬은 우리나라가 제안하고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GCF)이 첫 사업으로 승인한 모델이다.

이 같은 에너지 자립섬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부에서는 참여기업과 한국전력공사가 앞으로 20년 동안 전기를 판매하기 위해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면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6개 섬 중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만이 2016년 10월 PPA를 체결했을 뿐이다.

사업이 늦어지는 이유로는 수익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이 먼저 꼽힌다. 사업 참여자들이 사업 수익 예측이 안 되는 상황에서 예산을 투자하고 공사를 진행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도서지역의 경우 REC 가중치가 확정돼야 제대로 된 수익 예측이 가능하다. 최근 울릉도가 산업부에 ESS 구축비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산업부와 울릉도가 접점을 찾고 있는 상태이다. 한전에서 퇴사한 이들이 섬 지역의 디젤 전력을 장악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가 치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전 측은 "항간에 한전 퇴사한 인사들이 반대해 태양광, 풍력, ESS 설치가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사실무근"이라며 "사업추진에 특별한 제동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울릉도의 경우 사업을 추진한 지 3년만인 지난해에야 설계가 완료됐다. 울릉도 에너지산업과 담당자는 "설계가 지난해 연말에서야 완료됐다"며 "REC 등 문제가 많아 시간이 걸렸고 올해 상반기 중에 태양광, 수력 등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C 가중치 개정이 산업부에서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울릉에너피아 관계자는 "울릉도 전력계통 여건을 고려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울릉에너피아의 홈페이지도 현재 차단된 상태이다. 울릉에너피아는 경상북도와 울릉군, 한전 등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 법인이다.

이와 관련 이철우 의원실은 "ESS를 연계해 REC 가중치 5.0을 받을 수 있는 운영 조건 충족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울릉도 측에서 나오고 있다"며 "현재까지 에너지 자립섬 사업이 제대로 굴러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진남 경일대 신재생에너지학과 교수는 "에너지 자립섬의 개념은 좋은데 너무 급하게 추진한 게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자립은커녕 비상용으로 설치했던 디젤발전기가 상시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은 간헐적 특성이 강한데 이를 에너지 자립섬에 적용할 때는 충분한 사전검토와 시뮬레이션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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